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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생고생 버라이어티, 이걸로 끝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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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MBC `스타 다이빙 쇼 스플래시` [사진 MBC]

출연자들의 잇단 부상으로 논란이 됐던 MBC 리얼리티쇼 ‘스타 다이빙 쇼 스플래시’가 방송 4회 만에 전격 폐지된다. MBC는 12일 이 같은 방침을 확정·발표했다. MBC 측은 “출연자 안전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이미 촬영한 4회(13일 방송)분까지는 예정대로 방송하고, 후속 프로그램은 추석 연휴 이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타 다이빙 쇼 스플래시’는 스타 25명이 4개 팀으로 나눠 다이빙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그간 이훈·샘 해밍턴·클라라 등 출연자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잇따랐다. 샘 해밍턴은 부상으로 JTBC ‘마녀사냥’ 등 다른 녹화에 불참했고, 이훈은 입수과정에서 눈 밑이 새까맣게 멍든 모습 그대로 방송에 출연했다.

 급기야 이봉원이 지난 4일 연습 중 안와골절(눈밑뼈 부러짐)이라는 큰 부상으로 입원,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6일부터는 프로그램 녹화가 중단됐다. 동료 출연자의 부상에 공포감을 호소하는 출연자도 나왔다.

 ‘스타 다이빙 쇼 스플래시’는 네덜란드에서 처음 방송된 후 영국·프랑스 등 20여 국에서 방송된 ‘셀레브리티 스플래시(Celebrity Splash)’의 한국 버전이다. 국내에는 SM C&C가 포맷을 사들여 제작했다. 원래는 12~13회 방영 예정이었다. 우리 방송에서 ‘안정성’을 이유로 프로그램이 중도 하차한 것은 처음이다.

 문제는 ‘스플래시’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방송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과당 경쟁이 출연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 프로그램들이 스타의 극한체험 쪽으로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군 입대 체험 프로그램인 MBC ‘진짜 사나이’에서는 김수로·손진영 등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김수로는 어깨부상에도 유격훈련을 강행하다 우측 회전근개 파열로 일시 하차했다. 미르 역시 박격포 훈련 후유증으로 허리 통증이 악화됐다.

 오지체험의 원조인 ‘정글의 법칙’(SBS) 또한 도전의 아이콘 김병만을 필두로 출연자들의 부상이 잇따른다. 김병만은 2011년 아이스댄싱에 도전하는 ‘키스 앤 크라이’에서도 발목인대가 늘어나는 등 온몸으로 분투했다.

 SBS는 곧 스타들의 소방관 체험 프로인 ‘심장이 뛴다’를 방송한다. 출연자들은 실전을 위해 체감온도 50도의 환경에서 10㎏가 넘는 산소호흡기를 매고 방화훈련을 했다. KBS는 경찰업무에 도전하는 체험 리얼리티를 준비 중이다.

 한 프로그램이 뜨면 비슷한 코드의 프로그램을 반복·재생하는 우리 방송가의 기획력 부재를 보여준다. 민성욱 백제예술대 교수는 “비슷한 기획이 맞붙다 보니 좀더 박진감 있는 설정, 보다 어려운 미션 등을 요구하게 된다. 출연자들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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