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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시아드」결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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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소련과 미국의 독주로 폐막 된「토리노·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우리 나라는 남자배구가 동메달에 입상한 것으로 12일간의 열전을 결산했다.
육상 등 개인종목에서부터 구기종목에 이르기까지「올림픽」의 강국인 미국과 소련이 숙명적으로 대결한「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4종목 47명의 선수단을 보낸 우리 나라는 배구 3위, 농구 8위, 백옥자가 투포환 6위, 투원반 12위, 이복순이 투창 9위, 그리고「펜싱」의 김양균이 예선탈락으로 전「스케줄」을 마쳤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이 평가되어야할 것은 남자배구의 3위 입상. 전세계가 참가한 구기 종목으로는 67년도 세계여자농구선수권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뿐 세계대회에서 맥도 못 추던 우리 나라가 이번에 배구에서 3위에 입상했다는 것은 단신의「핸디캡」을 극복하고 세계열강과 당당히 싸울 수 있다는 산 교훈을 얻은 셈이다.
평균 신장 1백85㎝, 평균 체중이 67㎏에 불과한 우리 나라는「세트」탈취는 고사하고 10점대 득점도 어려운 일본과의 경기에서 3-2로 쾌승, 메달획득의 직접적인 계기를 만든 이외에 세계정상급인「체코」와「루마니아」를 차례로 꺾었으며 우승 국인「이탈리아」와 준우승 국인 소련에 비록 패했으나「세트」를 얻어가며 접전,「한국배구」의 내일을 밝게 해주었다.
앞으로 높은「블로킹」에 대한 대비책이나 수비력을 보다 강화한다면 국제 배구 계의 상위랭킹 확보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지난번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 대회에서 첫 우승한 남자농구는 배구와는 달리 부진, 하위리그전 최하위인 8위에 그쳤다.
당초 선수 선발과정에서 유자격 선수를 총 망라하지 않고 대학생 중심으로 구성한 농구는 장신 팀에 시종 고전, 종합전적 2승6패의 부진한 기록을 남겼다.
선수가운데 신동파 유희형이 많은 득점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박한·최종규 등 유자격 선수를 모두 출전시켰다면 중간 랭킹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
그리고 육상의 백옥자·이복순과 펜싱의 김양균은 예상대로 부진했으며 특히 백옥자에게는 투포환에서 한국신기록수립이 기대되었으나 실패, 방콕대회의 전망이 좋은 것만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종합국제대회 때마다 종목 책정에서 혼선을 거듭해 온 우리 나라는 앞으로 보다 합리적인 종목결정이 필요하다.
당초 파견에서 제외된 남자배구의 3위 입상이 파견종목 책정의 무원칙을 말해주는 것이며 만약 여자농구도 파견되었다면 상위에 입상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선수규모에 비해 많은 수의 임원도 앞으로 재고해야할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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