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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첫 무대, 부탄 스님이 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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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키엔체 노르부

히말라야 동쪽자락 부탄왕국. 스위스와 비슷한 면적에 인구 70여만 명이 산다. 인구의 75%가 티베트 불교 신자인 신비에 쌓여 있는 작은 나라다. 부탄 정부로부터 환승승려로 공인받은 키엔체 노르부(53) 감독의 영화 ‘바라, 축복’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결정됐다.

 부산국제영화제(BIFF)조직위는 3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3∼12일 열리는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70개국 301편의 영화를 소개했다.

 개막작 ‘바라, 축복’의 시나리오는 키엔체 노르부 감독이 썼다. 인도의 전통춤 ‘바라타나티암’을 소재로 남녀의 사랑과 희생을 그렸다. 부탄의 성인인 잠양 키엔체 왕포의 환생승려임을 인정받은 키엔체 노르부의 구도적 삶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폐막작은 한국 영화 ‘만찬’이다. 김동현 감독의 세 번째 독립영화로 뛰어난 연출력이 돋보인다. 아시아영화펀드 지원작이다.

 올해 만들어진 거장의 작품이나 주요 이슈가 되는 화제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에는 김지운 감독의 ‘더 엑스’와 이스라엘 출신 아모스 기타이 감독의 ‘아나 아라비아 등 6편이 상영된다. 아나 아라비아는 유대인과 아랍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바라는 감독의 염원이 녹아 있다.

 한국영화 회고전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70여 편이 상영된다. 임 감독의 전체 작품 101편 가운데 보존상태가 좋아 상영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디지털로 복원한 임 감독의 초기 액션영화 ‘삼국대협’(1972년 작)도 볼 수 있다. 특별프로그램에서는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키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 8편을 소개한다. 아일랜드 특별전에서는 아일랜드 거장 감독 3명의 영화 6편이 소개된다. 아일랜드 영화 산업 규모는 적지만 우리나라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사고로 숨진 박철수 감독의 ‘들개’ 등 5편을 소개하는 박철수 감독의 추모제도 열린다. 영상 콘텐트를 홍보하고 거래하는 아시아 필름마켓에서는 미국·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등 27개국 142개 기관이 벡스코 1전시홀에서 부스를 연다. 미주와 유럽 바이어들이 대규모로 참가한다. 지난해 처음 선보였던 ‘북 투 필름’(BOOK TO FILM)은 올해 웹툰까지 영역을 확대한다. 이 행사는 원작 판권 판매를 원하는 판권 소유자와 원작 판권을 찾는 프로듀서가 만나는 자리다.

 초등학생과 어르신들을 위한 서비스도 펼친다. 초등학생용 4편이 상영되며, 이 가운데 2편은 한글 자막을 읽어준다.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동반하는 1명에게 무료관람권을 제공한다.

 상영장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영화의 전당과 해운대 센텀시티 주변의 5개 극장, 해운대 해변과 가까운 스펀지스퀘어(9개 관), 중구 남포동 메가박스 부산극장(3개 관) 등 모두 7개 극장이다.

 개·폐막식 예매는 24일 오후 5시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시작한다. 일반 예매는 26일 오전 9시부터 인터넷과 부산은행 영업점 창구나 ATM·폰뱅킹을 통해 할 수 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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