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강판업체, 포항에 공장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포스코 본사가 있는 경북 포항에 중국 1위 강판 업체가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고 표기해 수출을 하려는 전략이다.

 3일 포항시에 따르면 중국 판화집단유한공사(이하 판화그룹)는 포항시 흥해읍 영일만항 외국인 전용산업단지에 컬러강판 공장을 짓는 것을 포항시와 논의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세 차례 포항시와 실무 협의를 했고 지난달에는 리싱허(李興和) 판화그룹 회장이 직접 방한해 박승호 포항시장과 투자 논의를 했다. 포항시 이기권 기업유치과장은 “올해 안에 투자 협의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판화그룹은 2억 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해 단지 내 5만㎡ 부지에 가전제품 등에 쓰이는 컬러강판과 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화그룹은 컬러강판을 만들어 유럽에 수출하는 중국 내 1위 강판 업체다. 금융·운송·부동산개발 사업도 한다. 판화그룹은 포항에서 강판을 만들어 제3국에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가 인건비가 싼 중국 대신 한국에 공장을 짓는 이유는 ‘한국 제품’이란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판화그룹이 강판 원재료를 중국에서 들여올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한국 회사보다 싸게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측은 “컬러강판 시장은 세계적으로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라며 “판화그룹이 한국 내 생산을 시작하면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