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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는 청사진 서울 지하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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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나라에서 처음 건설될 서울시 지하철 건설계획의 추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 9일 발족한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는 그 동안 서울시에 지하철이 필요한가를 묻는 타당성조사를 광범위하게 다룬 결과 교통량·도로 여건 등 통계조사를 통해 이의 필요성이 있음을 결론짓고 정부 고위층에 보고를 마쳤다.
서울시는 이를 기초로 노선 총 연장과 규모·공법·정거강 위치 등에 대한 자체시안을 마련, 8월 안에 실무진을 일본에 보내고 9월에 내한할 「본 기술진과 현장조사를 끝내 최종적인 윤곽을 잡을 계획이다.
서울시는 그 동안의 조사에서 서울의 도로능력이 한계점에 이르렀고 하루 교통인구 5백 26만 8천명을 해결하는 교통수단은 지하철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러쉬 아워」 교통인구 1백 23만명과 지체인구 12만명의 해결은 1개 선로에 시간당 4만명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지하철뿐이며 공해차량 해결과 앞으로 다가올 「마이카」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 조사는 또 지난 64년에 비해 교통인구가 51% 늘어났는데 차량은 4배로 기하급수로 불었고 숭차 습관도 64년에 0·71회인데 69년에는 1·04회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또 지하철 대신에 제1, 2차 순환도로를 건설하는 방안도 있으나 이를 완성하려면 노폭 확장, 보상비까지 있어 1km에 15억∼20억원이 들지만 지하철은 고가부분을 포함해서 평균 8억∼10억원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고 풀이했다.
서울시는 이를 토대로 71년에서 81년까지 11년 동안 3단계 건설계획 시안을 마련했다. 이 시안은 어디까지나 시험안으로 노선과 사업규모, 총 연장 등은 외국기술진의 기술검토와 재원사정에 따라 수정되는 것으로 연말께 확정할 계획이다.
이 시안에 따르면 73년까지 약 10km의 동서선 기간 지하철을 건설하고 2차는 76년까지 남북선 31km를, 3단계로는 순환선과 변두리선을 완성한다는 것. 총 연장은 88km내외로 이에 필요한 예산은 약 1천억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가 동서선을 먼저 건설키로 한 것은 서울의 교통인구의 64%가 동서간을 통행하고 있는데 반해 도로는 5개 노선에 28차선밖에 안되어 가장 시급한 기간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북간은 교통인구의 36%밖에 왕래하지 않을뿐더러 도로도 6개선에 42차선으로 많다는 것. 또 동서선에는 서북쪽에는 북한산, 남쪽으로는 남산과 한강이 있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새로운 도로의 확장 건설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지하철 건설자금을 회수하여 2단계 건설을 하기 위해서도 교통량이 많은 동서 노선건설이 앞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울시는 동서선을 건설하되 노폭이 가장 넓고 교통량이 많은 종로 통에 노선을 정하는 것을 제1계획으로 갖고 있다. 노선「버스」의 통과 대수를 보면 종로를 지나는 「버스」가 하루 1천 30대로 서울에서 서울역앞 다음으로 많다. 이 안은 종로대신 을지로나 퇴계로를 채택할 것도 검토되고 있긴 하다.
이 동서선은 기존 경인·중앙선 등의 일부를 전철화하여 지하철과 연결할 계획. 따라서 동서선을 청량리∼성동역∼동대문∼종로∼시청앞∼서울역 등으로 연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장차 수도권이 확대됨에 따라 교통부에서 역 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되어 확정은 뒤로 미루고 있다. 서울의 면적 7백 20평방km로 반경은 15∼20km이고 시가부분은 5km. 따라서 시가부분의 10km는 지하철로 하고 도심권을 벗어난 지역은 고가로 할 계획. 이에 비춰 고가부분의 연장은 약 60km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법은 지질과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이 절개식 공법을 사용한다고.
노면을 위에서 파내려 가는 방법으로 공기가 빠르고 공사비도 적게 먹힌다고. 건물 밑으로 뚫거나 지하수가 많은 곳은 「실드」공법 (굴을 뚫고 들어가는 것)도 혼용한다고. 또 지하철바퀴는 고무바퀴로 할 예정인데 소음이 적고 5도의 경사에까지 달릴 수 있다. 철 바퀴는 3도. 정거장간의 거리는 8백m. 또 한강을 지하로 뚫느냐는 것은 미정이다.
한강 「터널」 계획과 함께 확정할 예정이지만 기술면에서는 지하로 통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 왜냐하면 하상에서 지하로 70m가량 내려가게 되는데 이러할 경우 경사도가 너무 심해 지하철이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이 지하철계획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다.
첫째 재원의 문제이다. 현재 정부의 차관부담이 큰 이유로 차관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차관을 도입한다해도 이자가 약 6백억원이 있어야한다. 서울시의 연간 시세수입이 1백50억원 남짓한 실정에서 이의 염출이 어렵다.
미국 등에서는 비록 1개 도시에 국한된 지하철 건설일지라도 전국에 지하철 건설비를 세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또 남서울 계획과 도심지 인구분산과의 관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지하철 수익상 인구가 적은 남서울에 노선을 정할 수도 없다. 또 동서선 등 기존인구를 중심으로 지하철을 뚫으면 인구분산이 어렵다.
지하철을 철도에 연결시기는 계획은 전국생활권을 좁히고 인구 분산책의 일환으로도 타당성이 있다는 의견이 많으나 재정면에 무리가 없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원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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