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전운에 가렸던 중동에 어렴풋하나마 평화에의 한줄기 밝은 빛이 비쳤다.
이른바 「로저즈」 중동 평화안을 끈질기게 반대하던 「이스라엘」이 진통을 겪은 제4차 각료회의에서 마침내 압도적 다수표로 이 미국 평화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평화안을 수락할 경우 연정에서 탈퇴하겠다는 우익「가할」당의 위협을 물리치고 「골다·메이어」「이스라엘」수상은 드디어 평화에의 첫 걸음을 내디디게 되었다.
미국 평화안은 90일간의 시한부 휴전과 「야링」「유엔」중동평화특사 중재하의 「이스라엘」-「아랍」 간접 평화협상을 골자로 하고있다.
미국 평화안이 「아랍」측에 의해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완강히 이를 반대해온 「이스라엘」이 부득이 미국안에 동의하게 된 이유는 분명치 않으나 아마도 「닉슨」 미국 대통령이 30일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전을 꼭 보장하겠다고 연거푸 다짐한데 있는 것 같다.
통일 아랍공화국과「요르단」에 이어 「이스라엘」이 세 번째로 미국 평화안을 지지함으로써 휴전과 협상의 문호는 열리게 마련이나 이 평화안은 그 부산물로 「이스라엘」과 「아랍」세계에 각각 분열의 씨를 뿌렸다.
「이스라엘」연정의 와해 위기도 이 때문이거니와 아랍세계의 자중지란도 심각하다.
미국 평화안이 자기들의 운명개선에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판단한 「팔레스타인」저항파들은 「시리아」, 특히 주「요르단」「이라크」군대의 지원을 얻어 계속적인 항전을 고집하고있어 경우에 따라선 「아랍」공화국 군대와의 충돌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나세르」가 맨 먼저 미국안을 수락한 저의는 소련의 종용도 있었겠으나 이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그의 후견국인 미국을 분열시키려는 데도 있었을지 모른다.
「이스라엘」의 결정으로 그의 속셈은 뒤틀려지게 된 것 같다.
이제 중동의 주역들이 협상 참가 의사 표시를 하게됐다 하더라도 선 협상, 후 철수를 주장하는「이스라엘」과 선 철수, 후 협상의 아집에 묶여있는 「아랍」의 고집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협상전도에는 넘어야할 난관이 많이 있다.<신상갑 기자>신상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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