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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아니어도 이적 혐의 확실 민주당, 체포동의안 찬성해야”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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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호 03면

조용철 기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발언은 확실한 ‘이적 동조 행위’다. 민주당은 이 의원 체포동의안에 찬성해야 한다.”

긴급 인터뷰-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어떻게 보나

민주당에서 전략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55·동대문을·사진)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은 경기동부연합 같은 종북세력과 확실히 단절하고, 통진당에 대해서도 정체성을 확실히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의 댓글단과 통진당의 경기동부연합은 둘 다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고 체제에 도전한 세력”이라고 말했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를 어떻게 보나.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보면 가장 확실한 증거는 녹취록이다. 그게 왜곡되지 않았다면, 이 의원이 이적 행위에 동조한 건 확실하다고 본다. 조국을 대한민국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으로 보고, 평화도 북한을 지키는 걸로 봤다. 통진당 전체가 아니라 이 의원을 포함한 RO 조직원들이 그렇다는 거다. 미국이 그들의 조국을 공격한다고 보고 조국을 지키겠다고 주장하는 것도 우리와는 다르다.”

-국정원은 ‘이적 동조’보다 차원 높은 ‘내란음모’라고 규정했는데.
“이적 동조 혐의는 확실하다. 동조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 폭력 혁명을 포기한 일본·유럽의 공산당과 달리 경기동부연합은 자신들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물리력을 동반하자는 것 아니냐. 그러나 ‘내란음모’로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장난감 총을 개조해 총기로 만들자는 수준의 발언만으로 내란음모죄가 성립되긴 쉽지 않을 듯하다.”

-체포동의안이 곧 제출되는데.
“이 의원이 직접 폭력혁명을 언급하진 않았더라도 (그쪽으로) 방향을 제시했고, 구성원들이 그런 내용의 토론을 했음에도 이 의원이 제지하지 않았다면 분명한 이적 행위다. 이건 국회의원 신분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에 동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0년 연평도 사태 당시 민주당 의원 중 열 명이라도 배 타고 가서 ‘이건 아니다’라고 시위를 했다면 민주당을 ‘종북당’이라고 하지 않았을 거다. 지금 촛불집회가 혼란스럽다. 경기동부연합과 통진당과 민주당의 목소리가 섞일 수밖에 없다. 이런 혼재와 혼란을 끝내려면 민주당은 종북세력과 단절해야 한다.”

-당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질까.
“다수의 민주당 의원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선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안 살인’ 가능성을 우려하거나 사법적 절차에 의혹을 제기하는 의원들이 있긴 하다. 과거 기억 때문에 화석처럼 (통진당에) 연민을 지닌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햇볕정책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경기동부연합에 대해선 분명히 죄를 묻고, 통진당에 대해서도 정체성을 물어 ‘아니다’란 결론이 나오면 단절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체포동의안은 당론으로 정하나, 의원들 재량에 맡기나.
“당론으로 강제하기보다는 컨센서스(합의)를 모아가야 한다. 동의안을 놓고 당내에 진폭이 큰 만큼 끝장토론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본다. 이 의원은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며 자의적으로 칼을 갖고 다니면서, 필요하다면 안(대한민국)에다 행동을 하자는 것 아닌가. 나는 이를 내 가족과 국민에게 위해가 되는 행동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거다. 통진당은 그런 사람을 사퇴시켜야 한다.”

-종북세력과의 단절 방안은.
“우선 (통진당과) 낮은 차원의 정책연합·선거연합은 재연·반복될 수 없다. 또 민주당은 시민사회와 함께 ‘진실위원회’를 만들어 통진당에 진상을 물어야 한다. 통진당이 경기동부연합과 한몸인지 아닌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해야 민주당을 포함한 다른 정당들과 시민사회·지식인들이 통진당에 분명한 입장을 가질 수 있을 거다. 통진당 스스로도 진상위원회를 만들어 자신들을 (종북세력과) 구분해내지 않는다면 해결이 힘들 것이다.”
-민주당이 종북세력과 단절해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지금까지는 뚜렷한 계기가 없었다. 경기동부연합의 정체나 통진당의 정체성을 모르지 않았나. 쉽게 예단하고 행동할 수 없었다.”

-민주당 내부에 종북세력과 결별을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지 않겠나.
“아니다. 많은 의원이 (이 의원 측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다만 누가 먼저 나서서 상황을 규정하길 힘들어한다. 하지만 경기동부연합과 단절하지 않아 촛불이 어지러워지면 국정원을 개혁하자고 할 수 있겠나, 당장 민주당이 서울역 앞에서 열기로 한 집회에 동네(지역구) 주민들이 ‘통진당과 같이 하면 못 나오겠다’고 하더라. 우리는 시국회의 집회에서 ‘용공 탄압’ 같은 팻말이 나오지 않도록 촉구하는 등 강력하게 통진당과 선을 그을 것이다.”

-이번 사태로 민주당의 국정원 개혁 요구가 묻혀버렸는데.
“녹취록이 예상보다 일찍 공개돼 이 사건의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이 종북세력과 신속히 관계를 단절하면 다시 국정원 개혁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시국회의와는 함께하되, 통진당과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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