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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 괴롭히는 폭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장마가 걷히고 「바캉스」가 제철에 접어들었으나 「시즌·오픈」부터 유원지의 물가가 일반 시장가격보다 30∼50%씩 비싸고 풍기가 문란하여 피서 도의는 벌써부터 영점-. 1백만명 가까이 몰렸던 7월 마지막 주말의 26일, 전국의 유원지에서 경찰은 폭력사범 80명, 풍기사범 3백 39명, 바가지 상인 등 3백 17명을 적발, 60명을 입건, 2백 43명을 즉심에 돌리고 66명을 통보조치, 3백 74명을 훈방했다. 오랜 장마로 불경기였다가 처음 많은 피서객들을 맞은 각 해수욕장 및 강변·유원지 상인들은 이날 단 하루에 밑천을 뽑으려는 듯 음료수 등 각종 요금을 비싸게 올려 받아 모처럼의 주말을 즐기려는 피서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서울 뚝섬의 경우 50원 짜리 「콜라」와 「사이다」를 1백원씩 받고 있었으며 서울시 보건당국이 위생상 금지한 수영복 대여도 아랑곳없이 남자수영복 1일 대여료 1백∼3백원씩이나 받고 빌려주고 있었다.
특히 지난 18일 개장한 북악「스카이 웨이」수영장 안의 음식점 곰의 집에서는 「비프스테이크」 1인분에 1천 8백 15원, 맥주 1병에 4백 84원. 「코피」한잔에 1백원씩 받고있었는데 김치규씨(31·회사원)는 『점심때 친구와 맥주 1병씩 마시고 두 시간 놀다 갔는데 이래저래 6천 8백 42원이 들었다』고 비싼 물가에 고개를 저었다.
또 서울 성북구 우이동 「그린파크·호텔」 수영장은 휴게실을 한번 이용하는 데만 2천원으로 서민들이 모르고 수영 왔다가 울상을 짓고 돌아가는 형편이며 특히 5백원짜리 수영복을 갖다놓고 1일 4백원씩이나 받고 빌려주고 있다.
경부고속도로의 개통덕분으로 올해 여름 부쩍 흥청대기 시작한 부산 해운대는 1백 20여 업자들이 번영회를 만들어 탈의장·「비치·파라솔」·음료수 등의 가격을 협정가격으로 묶었으나 지난 주말부터 이미 깨어져버려 바가지 요금은 여전히 성행.
해운대의 경우 맥주 1병에 협정가격이 2백 80원인데 3백원이상씩 받고 있었으며 청주·「콜라」·「사이다」·장어회 등 각종 음식물이 인파가 붐비자 업자들이 마구 비싸게 올려 받고 있다.
이에 비해 같은 부산의 해수욕장이지만 광안리 해수욕장은 「사이다」와 「콜라」60원, 맥주 2백 50원, 장어회 3백원, 정식 1백 50원으로 해운대나 송도보다 협정가격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었다.
서울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지난 주말 1만여명이 몰린 인천 송도해수욕장은 동인천 역전에서 타는 「택시」부터 바가지, 해수욕장까지 미터기에 2백 10원씩 나오는 것을 4백원씩 받고 있었고 해수욕장안 매점에서도 시중가격보다 20∼30%씩 물건값을 올려 받았다.
경북 포항의 경우는 싸구려 여인숙마저 폭리를 누려 피서객으로 판단되면 1일 1천원씩 받고 있으며 막걸리집·음식집 마저 피서객들에게 1일 5백∼1천원씩 받고 방을 빌려주어 질서가 엉망이다. 이곳도 맥주 한병에 3백원, 2홉들이 소주 1병 1백원, 「사이다」와 「콜라」 1백원, 생선회 3백원 등 시중가격보다 30∼50%씩 올려 받고 있다. 또 여름철 휴양지로 많은 피서객이 찾는 춘천 호반도 돗자리를 1개 빌려주는 데만 3백원씩 받는가하면 맥주 1병 3백원, 포도주 1병 1백 70원, 사이다와 「콜라」가 80원 등 시중가격보다 30∼50% 폭리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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