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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장 안팎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회담에서 미 측이 감축 계획을 기정 사실로 들고 나오면 끝까지 「노」라하고 돌아가겠다』­.
한미 국방 각료 회담에 앞선 정내혁 국방장관의 말이다.
한국 대표단은 회담이 열리기까지 이틀동안 「히캄」공군 기지의 귀빈 숙소 문을 잠그다시피 들어앉아 최종 전략을 짰으며 21일 밤에야 처음으로 김종규 총령사가 마련한 불고기 파티에 참석했다.
미국 대표들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진지 패커드 국방차관은 한국 기자들의 회견 요청을 끝내 뿌리치고, 무어러 합참의장은 두 마디의 도착 성명을 내고는 입을 다물었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고 있는 미 태평양지구 총사령부 「캠프·스미드」광장에서는 회담 첫날 정 국방에 대한 의전 행사가 있었다.
패커드 차관을 비롯, 브라운 국무성 차관보, 포터 주한대사 등 미 정부 요인과 합참의장 무어러 제독, 매케인 태평양 지구 사령관, 미켈리즈 유엔군 사령관 등 3명의 4성 장군도 참석한 의장 행사는 전례 없이 정중한 것.
식이 끝난 뒤 포터 대사는 항공편으로 온 서울의 신문들을 우리 대표단들에게 전해주는 친절을 베풀기도 했다.
진주만이 내려다보이는 「캠프·스미드」3층 넓은 회의실에 마련된 회담 장에는 정내혁 국방장관과 패커드 국방차관이 각각 6명의 막료와 많은 실무자들을 거느리고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진행시켰다.
한국 시문으로 22일 상오 8시30분 패커드 차관이 먼저 회담 장에 들어서고 정내혁 국방장관이 이어 회의장에 들어서자 회의실 문은 굳게 잠기면서 비밀 회담으로 들어갔다.
회의도중 양국 대표들은 각각 다른 방에 모여 회의 전략을 짜느라고 분주한 모습.
한국 대표들은 개별 접촉을 통해 한국의 안보가 자유 세계의 그것과 직결되어 있음을 설득하면서 특히 2차 각료 회담에 참석했던 패커드 차관에게 주한미군의 감축이 미국의 중간선거 (11월) 의 희생물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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