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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나쁜 식사’는 피하고 ‘빈 식사’는 채워라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소아비만 치료로 면담할 때 아이들이나 엄마들이 다음과 같은 의문사항을 많이 문의한다.

“선생님 매일 줄넘기를 1시간씩 했는데 살이 안 빠져요? 줄넘기하고나면 500g은 줄어 있던데. 참 이상해요.”
“줄넘기 끝나고 어떻게 했어요?”
“살도 많이 빠졌으니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탄산음료 좀 먹었어요.”

이런 아뿔사!
1시간 줄넘기의 소모칼로리는 400-500kcal 정도 되나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를 합치면 그에 못지 않다. 게다가 아이는 운동을 충분히 한다는 보상심리로 식사량을 오히려 조금 더 늘린듯하였다.

운동후의 체중감량의 대부분은 칼로리 소모에 따른 지방분해의 영향보다는 물이 빠진 결과가 더 반영된다. 즉 체중이 빠진 것이 아니라 체중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고 수분을 보충하면 도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정도 되고 보면 소아비만치료의 핵심은 결국 어떻게 먹을 것인가이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는 비단 소아비만아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관련된 핵심적인 요소이다.

지피지기는 백전백승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소아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식사습관을 정확하게 알고 그것을 교정해나가야 한다. 나는 우리 나라 아동들에서 흔히 발견되는 잘못된 식습관을 ‘나쁜 식사’와 ‘빈 식사’로 나눈다. ‘나쁜 식사’는 대체로 과잉과 중독의 결과로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등을 과잉된 상태로 만든다. 반면 ‘빈 식사’는 결핍과 소모의 원인이며 저성장, 체력저하, 면역력 저하 등을 약한 상태로 만든다.

‘나쁜 식사’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올바로 먹기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절제와 균형을 배워야 하며 ‘빈 식사’를 채우기 위해서는 음식에 대한 고마움과 규칙적인 식습관이 올바른 성장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을 명심해야 한다.

이 8가지를 다 교정하기 힘들면 ‘나쁜 식사’를 교정하는 치료법에서는 천천히 꼭꼭 씹어먹기, ‘빈 식사’를 채우는 식사법에서는 아침 식사 반드시 챙겨먹기 두 가지는 실천하기 바란다. 소아청소년들에게 천천히 꼭꼭 씹기, 골고루 먹기, 아침 챙겨 먹기는 집중력과 학습력을 키우는 데 효과가 탁월한 식습관이다. 특히 두뇌 활동이 많은 청소년기 학생은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될 수있으면 탄수화물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인체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기관이 뇌이며, 뇌에서 에너지원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양소가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시간 동안 공복 상태에 있던 뇌는 아침밥을 통해 하루를 활발하게 지낼 활력을 얻는다. 더불어 천천히 꼭꼭 씹어먹기는 많이 먹기와 빠르게 먹기로 인한 음식중독을 막아주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음식에 대한 통제력을 가진 아이야 말로 삶속의 균형을 잡아주는 또 하나의 무기를 지닌 셈이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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