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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폭발하는 인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서울의 인구가 5백만명이 넘어 섰다. 지난 6월말 주민 등록 인구는 정확히 4백98만4천4백89명. 1만5천5백11명이 모자라는 5백만명. 서울시의 월별 추계 (69년10월∼70년5월까지의 월 평균치)로 보면 한 달에 2만5천명의 인구가 계속 증가되고 있는데 7월말 통계는 아직 안 나왔지만 이 달 안에 5백만명이 넘어 설 것으로 내다보인다.
「메걸로폴리스」로 달리는 서울 도시의 과밀화는 인구 증가 하나로 얼룩지고 있다.
지난 66년부터 만 4년 동안에 가장 인구 증가가 많았던 69년의 예를 들면 1년 동안에 44만1천9백55명이 불어났다. 이 연간 증가 수 44만1천9백55명은 전체 인구의 10·2%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증가 인구의 내용별 요인은 자연 증가가 1·87%로 9만5천9백명에 불과한데 비해 타도에서 전입해 들어온 인구는 34만6천55명으로 8·33%라는 놀라운 증가율을 차지하고 있다 (별표 참조).
66년을 기준으로 볼 때 서울의 인구는 불과 4년 동안에 1백70만명이 불어난 셈인데 거의 해마다 32만명∼35만명이 타도에서 전입해 들어오는 사회적 증가로 불어났다.
이렇게 불어나는 인구에 비해 서울의 도시 계획 총 면적은 7백13·24평방km. 한강을 경계선으로 나누면 한강 이북이 3백52·24평방km이고 한강 이남이 3백61평방km이다. 결국 서울의 면적은 한강을 중심으로 거의 반으로 나누어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인구의 분포는 작년 말 통계로 볼 때 한강 이북에 3백72만6천명이 살고 있으며 한강 이남에는 불과 1백1백5만1천명만이 살고 있다. 따라서 서울의 인구는 3백52평방km 밖에 안 되는 한강 이북 지역에 과밀화 현상을 보면 폭발 직전에 놓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의 사회적 증가에 따른 과밀화 현상은 결국 여러 가지 도시난을 불러일으키는 결정적 원인이 되고 있다.
대도시 서울에 무허가 판잣집이 18만동 (6월말 집계)이나 있으며 교통난, 식수난, 주택난 등 갖가지 도시난이 일어나고 있다.
5백만명에 이르는 서울은 세계 10대 과밀 도시에 이제 당당히 끼게 되었다. 「도오꾜」,「런던」, 「뉴요크」, 「상우파울루」, 「봄베이」, 「카이로」, 「시카고」, 「모스크바」, 「리오데자네이로」 그리고 서울인 것이다. 더구나 인구 밀도로 보면 서울은 평방km당 8천명으로 나타나 있으나 이 통계 역시 서울의 전 면적에 대한 인구 밀도이기 때문에 한강 이북 지역에 밀집화 되어 있는 인구 밀도를 따지면 세계 5대 과밀 도시에 끼고 만다.
사회적 증가율이 이렇게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시의 과밀화는 우리 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세계 공통의 현상으로 나타났다.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지 25년,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경제 성장률은 국민 생활을 자극, 도시에로의 집중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도시 집중화의 경향은 각종 산업 발달에도 커다란 원인이 있다. 특히 국민 생활 향상은 소비성 경향이 높아질수록 도시하의 인구 집중이 되게 마련.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는 「플랜테이션」화 하지 못한 농업이 사양화하는 반면 소비 산업 내지 경공업 발달이 도시 인구 집중을 크게 자극하는 결과가 되었다.
이렇게 인구 도시 집중으로 빚은 초과밀화에 대해 서울시는 지금까지 소극적인 방향으로 사회적 증가를 받아들이기만 했다.
항구적인 도시 과밀화 경향에 대한 대책도 없었으면 증가 인구에 대한 수용 방법에도 소극적이었다. 서울의 인구는 과연 얼마에 머무를 것이며 서울에의 인구 집중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서울시는 5백만명이 넘어선 이제 인구 분산에 대해 진통을 겪고 있다.
또한 인구 5백만명의 의·식·주의 원만한 해결은 서울시 행정의 커다란 고민이다.
극심한 식수난에다 겨울마다 겪는 연탄 파동, 공해와 지옥이 되고 있는 교통 문제, 그리고 주택, 쌀값 파동, 빈민자에 대한 구호 대책 등 서울시는 지금까지 긴급 사태가 벌어져 구멍이 뚫리면 그것을 겨우 막기에 바쁘다.
5백만명의 서울 인구를 고루 분배, 수용할 도시 계획 등 서울시의 과제는 너무나 많고도 험하다.

<양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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