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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총리 反戰은 선거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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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독일 최대 야당인 기독교민주당(CDU)의 안겔라 메르헬 당수가 20일자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모든 독일 국민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해 독일 정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메르헬 당수는 "슈뢰더는 선거전술 차원에서 홀로 전쟁 반대를 외침으로써 '다시는 단독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제1, 2차 세계대전 패전에서 배운) 교훈을 저버리고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단절시켰다"고 비난했다.

그는 "독재자를 다루는 궁극적 수단으로 전쟁을 배제해선 결코 안된다"며 "군사행동을 거부하는 사람은 독재자에 대한 압력을 약화시키고, 전쟁 발발 가능성을 낮추기는커녕 더 조장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메르헬 당수는 "지난 17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EU가 이라크 분쟁에 대해 통합된 입장을 취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독일도 유엔 안보리에서는 EU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도가 나가자 집권 사민당과 녹색당 연정은 일제히 발끈했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사무총장은 "메르헬 당수는 해외에서 자국 정부를 비방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독일의 명성을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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