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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가수 싸구려 해외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요즘 가요계는 일본·월남등 동남아 공연 붐이 일고있어 톱 가수를 비롯한 많은 가수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
반월한국군 위문공연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수들의 동남아진출은 최근 일본의 엑스포70을 계기로 부쩍 늘어났다.
현재 동남아에는 유명·무명의 한국가수들이 1백여명이나 활약하고 있는데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얼마든지 좋은 일이나 이들은 대부분 국내에서보다 값싸게 팔려가고 있다는 것이며 또 해외에서 무엇을 얻어오고 얼마나 국위선양에 이바지하고 있느냐하는데 관계자들은 회의를 품고 있다.
지난달 모국에 왔던 김시스터즈·포르투갈에서 활약하고 있는 리마김등 해외에서 한국을 빛내고 있는 가수도 많지만 대부분은 3류, 4류 나이트·클럽에서 고생하고있다는 것이며 때로는 풍기문란등을 일으켜 오히려 국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해외에 나갔다 온 관계자들은 말한다.
현재 일본에는 남일해·황금심·남정희·김정구등 많은 가수들이 활약하고 있고 남상규·조미미는 얼마전에 다녀왔다. 여기에다 국내의 톱 가수 패티김이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동경 힐튼·호텔의 나이트·클럽에서 공연하고 있고 김상희는 12일 출국, 또 이미자는 15일쯤 재일교포 위문공연을위해 도일할 예정이다.
홍콩에는 곽순옥·원방현·남석훈·점블·시스터즈등이, 또 월남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유명·무명의 가수들이 활약하고있다.
국내가수들이 해외에 나갈 때는 국내에서의 인기와는 아무 관련이 없어 프로모터들은 대개 무명가수를 값싸게 데려가고 있다.
가수들이 해외에서 받는 출연료는 일정하지가않고 또 가수들이 국내에서의 인기를 고려, 과장해서 말하긴하지만 대체로 국내 출연료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경 힐튼·호텔에서 공연한 패티김과 김상희의 경우 한국의 달 기념공연과 관광객 유치를 겸한 공연이기 때문에 다른 무대보다 훨씬 적은 출연료를 받았다긴 하지만(길옥윤씨말) 국내 가수중 인기가 높다는 패티김이 하루 1백달러 정도밖에 받지못했다는 것은 다른 가수들의 출연료가 얼마나 적은지를 짐작케하고도 남는다.
일본의 경우 한국가수들은 재일교포가 경영하는 변두리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는 정도로 그치고 인기를 얻지못해 큰 무대에는 거의 서보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가수들이 시원찮은 출연료에 인기도 얻지못하면서 계속 해외로 나가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 잘 팔리지 않기때문에, 외국에 다녀왔다는 타이틀을 노리고, 새로운 공부를 하기위해, 또는 관광겸 기분전환등의 이유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한 연예인은 말하고 있다.
군예대현식으로 진출하는 월맹은 특수한 케이스지만 대체로 한국가수들은 월남·일본, 그다음 홍콩등지로만 몰리고 있는데 인기를 끌지도 못하면서 한곳으로 몰리는 것보다는 해외에 나가는 연예인을 엄선해서 필리핀·싱가포르등지로도 발을 넓혀야 할 것이라고 뜻 있는 연예인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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