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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임신·해산을 위한 시리즈|산후조섭의 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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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모든 일이 그렇듯 출산에 있어서도 끝마무리가 중요하다. 임신과 분만으로 피곤한 모체를 적절한 산후조섭으로 완전회복시켜야만 출산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할 수 있다.
만삭때 평소의 5백배로 늘어났던 자궁과 태반이 떨어져나온 상처에서 계속되는 출혈, 태아가 통과할 때 생긴 상처로 충혈된 산도, 한껏 늘어난 복부근육등 모체가 임신전과 같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적어도 6주라는 긴시간을 요하게 된다. 이 기간을 산욕기라고하여 옛날에는 3주간을 삼칠일이라하여 가만히 누워있도록 권했다.
그러나 산부인과 전문의 목영자씨는 너무 누워있기만하면 오히려 산후회복이 늦어지므로 산후 2, 3일이면 방안에서 조금씩 걷기 시작하고 1주일후부터는 집안에서, 3주부터는 완전히 자리를 떠도 좋다고 새로운 산후조섭을 말한다.
또 한여름 더위에도 산모에게 솜이불을 덮게하고 바람을 안 쐬도록 창문도 꼭꼭닫는 종전의 풍습에대해 유훈씨(한일병원산부인과과장)는 지나치게 감싸는 것보다는 급격한 자극만 피한다면 신선한 공기도 쐬고 간단한 샤워정도는 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산모의 영양에는 특별히 신경을 써야한다고 유박사는 강조한다. 분만때 체중의 10%정도를 손실하고 산욕 1주일간은 여러가지 분비물로 인하여 체중의 7%를 잃게되므로 산모의 요구와 기호를 참작해서 될 수 있는한 많은 영양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안된다.
산모는 자기가 낳은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순간 그동안의 산고를 잊게 마련이다.
그러나 젖이 돌기 시작하면서 유방이 단단하고 멍울이 생기는데 대개는 3∼4일이 지나면 가라앉지만 통증과 함께 열이 나는 수도 있다. 이때는 얼음찜질을 하거나 마사지로 멍울을 풀도록하고 통증이 심하면 의사의 지시를 받도록한다.
임신중에 늘어난 복벽이나 그밖의 여러 조직들을 빨리 수축시키려면 산욕 2일부터 산욕기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전신운동으로 매일 최소한 1시간씩 엎드려 누워있도록하고 아침저녁으로는 반듯이 누워서 두다리를 편채로 올릴 수 있는데까지 올리기를 여덟번씩 반복하고 1, 2개월후에는 두다리를 다 올리는 운동을 한다.
산후의 부부생활은 적어도 6주가 지나고 모체가 완전회복된 뒤부터가 아니면 위험하다. 너무 일찍 성생활을 시작하면 자궁수축이 지연되고 세균침입의 기회가 생기므로 부인병·산욕열등의 원인이 되며 장에 상처를 내서 대출혈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산후조섭을 소홀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광규교수(서울사대)가 조사한 농촌부녀자들의 산후조섭실태를 보더라도 아기를 낳은후 겨우 3일만에 몸조리를 끝내는 사람이 19.2%나되며 1주일이 53.3%로 반수이상이고 가장 이상적인 1개월간은 5.8%에 불과하다.
이처럼 산후조섭이 부실한 여성중에는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요통이 심하고 자궁탈출, 산욕열등 이상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임부나 산모에대한 보호나 조섭에따라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런점으로 미루어 볼때 우리나라는 일부 도시여성을 제외하고는 아직 미개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그것은 경제적인 조건에서보다 산모자신이나 가족들의 과학적인 상식부족에서 오는 결과라고 전문의들은 말하고있다.
특히 바라지않는 딸을 낳았을 경우 산후조섭을 소홀히하기 쉽다는 것이다. 환자아닌 환자, 산모의 산후조섭은 모자보건중 가강 소중한 대목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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