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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에도 천재적 소질 나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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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근착 파리·마치 지는 유화·데상·판화 등 피카소의 어린 시절 작품들을 피카소 미술관에 전시되기에 앞서 독점 전재했다.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에 기증키로 한 피카소의 초기작품 9백94점의 목록이 최근 밝혀졌다·피카소가 지금의 피카소가 되기 이전에 그린이 작품들은 70여년 동안 스페인내란 등을 거치면서도 바르셀로나의 옛집에 그대로 숨겨져 왔었다.
『이 작품들은 내 청춘의 전부이며 나는 이 작품들이 흩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피카소는 말하고있다.
이 작품들은 젊은 예술가가 형성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몇 년 동안에 수없이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곧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고 어린 시절의 데상 속에서는 이미 그의 천재적인 소질을 엿볼 수 있다.
또 이 작품들에는 고겡 이나 세잔 드가의 작품들을 방불케 하는 것들도 많이 포함돼있다.
파블로·피카소는 1881년 스페인의 말라가에서 태어났다. 미술학교 선생이었던 아버지 돈·호세로부터 처음 그림공부를 배웠고 1895년 바르셀로나에 옮겨 미술학교에 다니면서 중요한 소년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그는 15세 때 『성가대의 소년』 『첫 성체 』 『과학과 자애』등의 작품을 그렸는데 세 번째 작품은 마드리드 미전(1897)에서 특선하기도 했다.
1936년 스페인 내란이 일어났을 때 그의 어머니 마리아는 바르셀로나의 파제오·데·그라시아에서 살았었는데 그때만 해도 피카소의 작품들은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가 죽은 후 『청색시대』와 입체파 그림들, 데상 수채화 등 피카소의 귀중한 초기 작품들은 궤짝에 넣어진 채 피카소의 조카 빌라토에 의해 보존돼왔다.
1940년대부터 세계의 유명한 미술품 수집가들은 바르셀로나로 몰리기 시작했다.
피카소는 조카에게 돈이 필요하면 모두 팔라고 말했지만 빌라토는 명예를 위해 한 점도 팔지 않고 그대로 보존했다.
그의 조카와 주위사람들은 그의 작품들을 미술관에 전시하자고 제의했으나 그는 응낙하지 않았다. 그러나 70년 동안 그를 도와준 그의 친구이며 비서이기도 했던 제메·사바르테스의 청은 거절할 수 없었다.
68년2월 사바르테스가 죽자 피카소는 사바르테스의 명복을 빌기 위해 그의 작품들을 기증키로 결심했다.
지난해 12윌 피카소는 그의 초기작품 9백94점에 대한 기증서를 바르셀로나의 화가이며 공증인인 돈·레이문도·노구에라에게 인도했다. 피카소는 기증할 작품들의 목록을 작성, 사진을 찍고 사진 뒤에다 설명을 붙이면서『나는 바르셀로나의 얘기만 해도 즐거워진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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