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과격·좌파 우려는 오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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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얼굴)대통령당선자는 20일 "많은 미국 사람은 내가 과격하고 좌파적 사람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방연구원.미국 헤리티지 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다. 盧당선자는 원고를 읽으려다 "객담 한마디 하겠다"며 이렇게 즉석연설을 했다.

盧당선자는 "우리나라는 친일과 반일, 독재와 반독재의 가치가 충돌해와 싸우는 정치문화를 갖고 있고 대선 때도 그랬다"면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극우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李후보를 수구 세력이라고 공격했고, 李후보도 나를 좌익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좌파라고 공격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미국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해와 선거 때만 되면 자기편으로 미국을 끌어들이려 해왔다"며 "당시 나는 세력이 달려 미국에 충분히 나의 대변자를 보내지 못했다"는 말도 했다. 주변에선 이 발언을 "미국 내 보수층의 盧당선자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盧당선자는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포용정책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지만 추진방식, 절차상 문제점을 고쳐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 개발 시도는 결코 용납돼선 안되며 남북간 대화 채널을 활용해 핵 포기를 적극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전쟁도, 북한의 붕괴도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굳건한 한.미 동맹은 우리 안보와 경제재건에 큰 역할을 했다"면서 "우리 국민이 주한미군 주둔을 원치 않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 개정 요구도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보다 수평적인 관계를 바라는 목소리였다"고 언급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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