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카드 이자율 왜 높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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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을 논할 때면 어김없이 '사상 최저치 기록' 혹는 '최저치 근접'이라는 말이 나오게 됐다. 또한 믿든 말든 신용 카드 이자율을 말할 때도 마찬가지 이야기가 적용될 수 있다.

지난해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이자율을 인하하기 시작한 이후, 신용카드의 평균 이자율은 2% 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4.71%나 되는 현재 평균 이자율이 '공짜 돈이다!'라고 소리를 지를만한 것은 아니다. 그 뿐 아니라 신용카드 감시업체인 카드웹닷컴(CardWeb.com)의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맥킨리는 연준이 화요일(24일, 현지시간) 연방기금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신용카드 이자율은 다시금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마도 당신은 '이게 웬일이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신용카드에서 이 정도는 사실상 문제도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신용카드 사업자들이 청구할 수 있는 이자율 허용범위를 넓게 두고 있고 상당 부분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맥킨리는 "고객 가운데 채무불이행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이자율을 높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채무불이행이란 개인 파산뿐 아니라 연체 및 신용 한도 초과까지 포함하는 의미다.

변동 금리 vs 고정 금리

신용카드에는 변동 금리와 고정 금리, 두 종류가 있다. 이 두 가지는 은행이 자사의 우수 신용 고객에게 제공하는 이자율인 최우대 대출 금리(prime rate)의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또한 이 최우대 대출 금리는 연준이 결정하는 연방기금 금리 움직임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현재 신용카드 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변동 금리 카드는 최우대 대출 금리와 공식적으로 연결돼 있다. 최우대 대출 금리가 출렁이면 변동 금리 카드의 이자율 또한 자동적으로 바뀐다. 그러나 최우대 대출 금리보다 얼마나 이자율을 더 올릴 것인가 하는 결정은 개별 카드 사업자에게 달려 있다.

한편, 고정 금리 카드라는 이름은 일면 잘못된 이름이기도 하다. 사실 이 카드의 금리가 고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정 금리 카드의 이자율도 변동이 가능하다. 이자율 변동의 시기와 정도는 전적으로 카드 사업자가 결정한다. 최우대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 카드 사업자의 사업비용도 오르므로 이자율을 올릴 것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사업자는 다른 은행에 고객 명부를 팔아 넘길 때 이자율을 바꿀 것이다. 때때로 신용이 악화된 고객을 추려내 고정 금리를 올리기도 한다.

그리고 맥킨리는 카드 사업자들이 종종 최저 한도 금리를 설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연준이 올해 다시 한번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신용 카드 회사가 이자율을 낮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맥킨리는 현재 신용카드의 이자율은 최저치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정 금리 카드, 이자율 변동 더뎌

변동 금리 카드와는 달리 고정 금리 카드 사업자들은 이자율을 바꾸려면 최소 15일전에 고객에게 안내문을 보내야 하며, 금리를 바꾸기 위해 훨씬 많은 서류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자율을 바꾸려면 비용이 들기 때문에 고정 금리 카드의 이자율은 변동 금리 카드에 비해 느릿하게 바뀌는 경향이 있다.

맥킨리는 만일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면 이 같은 지연 요인이 있으므로 지금이 낮은 이자율의 고정 금리 카드를 만들 적기라고 조언했다.

만일 어떤 것이 고정 금리 카드고, 어떤 것이 변동 금리 카드인지 잘 모르겠다면 가입자 동의서나 신용카드 신청서 위에 있는 명세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카드비 낮추는 방법

카드웹닷컴에 따르면 최소 1개 이상의 신용 카드를 갖고 있는 가구의 평균 신용카드 미납액은 2001년 8천3백67달러에서 올해 8천5백달러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14.71%의 이자율이 붙은 카드에 8천5백달러의 미납액을 갖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 매달 최저 한도인 2%만을 지불할 경우, 카드 빚을 다 갚는데 걸리는 시간은 29년에 달하며 이자도 1만 1천8백8달러에 육박한다. 만일 이 사람이 매달 3백50달러를 지불할 수 있다면 2년 5개월 안에 1천5백5달러의 이자를 지불하고 빚을 갚을 수 있다.

그러나 진짜로 현명한 사람이라면, 이 사람은 자신에게 떨어지는 훌륭한 저금리 기회를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신용이 견실하다면 제한된 기간 동안 무이자 혜택을 주는 카드 사용을 권유받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전례가 없기는 하나 최대 1년까지 무이자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맥킨리는 "이것이 저금리 환경에서 소비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늘 그렇듯 과료 조항을 읽어봐야 한다. 종종 이 같은 무이자율 규정은 신규 구매에만 해당되고 이체한 차액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현금 서비스에만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그 뿐 아니라 차액 이체 비용도 받는 경우도 있다. 물론 마지막으로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단기간 동안만 낮은 이자율을 제공하고 이후에는 이자율이 높아지는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저금리 혜택이 끝나기 전에 차액을 다 갚아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택하는 것이 좋다.

이자율을 낮추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훌륭한 기준을 갖춘 고객은 전화 한 통으로도 유리한 이자율을 얻을 수 있다. 공익연구그룹(PIRG)이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56%가 신용 카드 사업자에게 요구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이자율을 낮춘 것으로 밝혀졌다. 맥킨리는 현재 상황에서 상당히 좋은 신용을 유지하고 있다면 10~11%의 이자율 혜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자율을 주는 카드에서는 광고지에서 떠들고 있는 특전이 포함돼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에 대해 맥킨리는 "이자율이 낮은데 대한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5% 정도의 놀랄만한 낮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카드라면 연회비가 높거나 기타 관련 비용이 높게 마련이다.

신용카드 비용을 총체적으로 조절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매달 제때 돈을 내는 것이다. 연체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평균 30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연체료가 부과되기까지의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연체를 피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연체료가 붙지 않게 최소 주중 5일 안에 카드비를 우송하는 것이다. 둘째는 청구서가 도착하자마자 최저 한도치를 우송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보내는 것이다.

NEW YORK (CNN/Money)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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