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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TV 중계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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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V방송국마다 TV 드라머의 경합이 치열하다. 스테이션·이미지를 강하게 풍기려고 가장 시청율이 높은 A 타임을 점령하고있다. 그만큼 TV 드라머의 매력이 시청자에게는 크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하겠다. 그래서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TV국에 대해 바람직한 요구가 자연히 생긴다. 그것은 우선 전속 TV 탤런트에 대한 문제다. 같은 얼굴이 항상 같은 스타일로 화면에 자주 나타난다.
친밀감을 갖고 마주 대한다는 뜻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너무나 같은 스타일에서 탈피하지 못한 채 판에 박은 듯한 유사연기에 시청자 측은 약간 식상(?)에 걸려있다.
게다가 하루에도 각기 다른 드라머에 겹치기 출연하는 바람에 시청자 측은 이야기의 줄거리를 착각하고, A작품과 B작품을 혼돈 하는 수도 있다. 같은 얘기 같지만 TV 드라머의 매너리즘마저도 TV 탤런트의 밤낮 같은 연기로 인해서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것은 너무나도 같은 연기와 시튜에이션으로 말미암아 드라머의 줄거리를 따르는 연기라기보다는 오히려 전속TV 연기자들에게 드라머가 의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것은 전속TV 탤런트들의 무기력과 매너리즘이 드라머의 참신한 맛을 덜게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스테이션·이미지에 대한 강요(?) 때문에 연기가 무기력해지고 마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아예 합의해서 전속제를 폐하고 TV국 제작진들이 쓸데 없은 경합으로 인한 인건비의 낭비를 막고 TV 탤런트를 자유롭게 풀어 주는 것도 한 방책이 아닐까?
그래서 TV연기자들도 자기가 하고싶은 역할을 선택해서 출연한다면 연기자 자신에게도 연기수업에 플러스가 되고, 시청자들도 다양성 있는 드라머에 새 맛을 느끼게 되리라 생각된다.
특히 최근에 와서 TV 드라머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은 점이 있다. 그것은 방언(사투리)의 남용이다. 이 문제는 지난 「방윤 세미나」에서도 문제가 됐지만, 방언의 남용은 불쾌감을 돋운다. 자칫하면 그 방언으로 말미암아 비천한 인간 형태를 조작해내는 결과가 된다. 직업의 여하에 따라서는 그 방언으로 말미암아 판에 박고 마는 수도 있다. 이러한 방언의 남용으로 지방색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왜곡되고 인격을 모독하는 나쁜 인상을, 특히 비판력이 약한 어린이들의 머릿속에 강력히 아로새기는 결과가 된다면 이것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작가는 물론, 제작자나 연기자가 다같이 조심해서 방언만은 선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이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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