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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한달…교육상담「홀」에 비친 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시 교육위원회는 중학교 무시험 추천진학과 육성회 조직등을 계기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육문제 상담을 위해 지난 4월 교육상담「홀」을 청사 2층에 설치, 많은 이용을 바라고 있다. 4월 한 달동안 모두 4백21건의 문의가 들어왔는데 학부모나 학생이 직접 찾아온 것이 2백8건, 전학 문의가 2백11건, 서면문의가 2건이었다.
문의자의 직업을 보면 회사원이 76명으로 제일 관심이 높았고 그 다음이 상업, 공무원 순이었다.
자모의 문의가 71건, 학생의 문의도 37건으로 중-고생들이 자기 일을 직접처리 하는 일면도 보여주었다. 국민학교에 관한 1백24건의 문의보다 중-고등 학교에 관련된 것이 2백68건으로 많았다.
교육상담「홀」은 그동안 행정내용의「가이드」에서 잡부금 징수에 대한 고발접수, 학우간·교사와 학생간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상담「홀」은 5명의 전문교사 외에 행동과학 연구소, 중앙교육 연구소, 시교위 연구원과 손을 잡고 각종 교육상담에 대한 적절한 처방을 내리고 있다.
바쁜 생활과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상담「홀」에 문의할 것을 시교위는 당부하고 있다.
한달 동안 상담「홀」에 비친 몇가지 관심사를「케이스」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학업 지진아 문제(15건)=무시험 추첨에 의해 학력이 높은 학생과 낮은 학생이 같은 반에 공부하게 됨으로써 자녀들의 성적이 나쁘게 된 많은 학부모들은『어떤 학관에 보내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을 많이 해오고 있다.
상담「홀」한 관계자는 지진아라고 볼 수 없는 아동들의 학부모들이 지레 겁을 먹고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충분한 복습과 약간의 예습등 공부하는 시간을 늘릴 것을 충고했다.
▲학생 생활지도(8건)=K군은 급우의 책을 훔쳐 갖고 나오다 걸렸다.
K군의 가정은 부유한 편, 도둑질 할 만한 이유가 없었다. 학교측의 전학통고에 학부모는 상담「홀」에 문의했다. 조사 결과 K군은 차남으로 항상 형이 쓰던 것을 물려 받아왔기 때문에 새 것에 대한 욕구가 많았음이 밝혀졌다.
상담「홀」은 부모에게 새로 학용품을 사줄 것을 건의하는 한편 학교에는 관용으로 가볍게 처벌할 것을 건의했다.
▲육성회비·잡부금(l08건)= 육성회비의 등급 책정에 불만을 표시하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충분히 낼 수 있는 형편인데도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기성회 때, 학교에서 조사한 생활조사표에 없는 TV·냉장고·전축 등을 있는 것 처럼 허위 기재한 잘못으로 엉뚱하게 등급이 책정된 경우도 있었다. 또한 육성회비만 내면 다른 것은 모두 낼 필요가 없다고 잘못 생각하는 학부모들은『수업료는 잡부금이 아니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잡부금은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지능화 되는 느낌마저 있다. Y중학교 학부형은 전화로『학교에서 학부형10여명을 불러 최하 3만원, 최고 10만원까지 찬조금을 내라고 강요했다』고 고발해 오기도 했다.
시교위는 잡부금 단속을 위해 정문 입구에 건의함을 마련했음을 알리고 이것을 활용토록 요망하고 있다.
▲전학 (1백%건) =시내 학군간의 전학은 일체 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방 중학 1, 2년생의 서울 전입에 대해서는 학부모들이 생활근거지를 서울로 완전히 옮길 때 학부모의 직장재직증명 등을 갖추면 한 달에 한번씩 추첨에 의해 변경된다. 중 3과 고등학생의 전입은 근거리 희망학교에 문의하면 된다.
▲교사와 학생간의 문제(19건)=여자중학생 중에는 남자 담임 선생이 싫다는 상담이 있었다. 상담「홀」의 조사 결과 심한 꾸지람, 지나친 수줍음 등으로 밝혀졌는데 여학교에 근무하는 남선생들의 교양문제가 제기되었다.
▲교육평가문제 (2건)=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점수에 불만을 표시했다.
90점, 70점으로 점수를 매겨보내는 것보다 반 학생 중 몇% 이내라는 식으로 평가해 줄 것은 희망해 왔다.
문제가 어렵고 쉬운 것에 따라 점수만 보고 학습지도를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김영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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