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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지원 고려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캄보디아」전란이 격화됨에 따라 미국을 비룻해서 월남·태국·한국·「인도네시아」등 관계국은「캄보디아」에 대한 지원문제를 현실 문제로서 신중히 검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한국의 경우를 보면, 최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아직「캄보디아」정부나 미국으로부터 정식 요청을 받은바 없으나 지원요청이 있으면 이를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으며, 지원형태는 반드시 파병등 군사적인 것만은 아니며 식량·의료원조등 비군사적인 지원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가 날카로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25일 정외무부 대변인의 보충설명 처럼, 비군사적인 인도적 구제지원 같은 것이라면 또 몰라도 만약 미국이나「캄보디아」가 한국에 대해 어떤 형태의 군사적 지원요청을 할 때 한국은 어떻게 할 것 인가에 있다. 이런 경우 모름지기 한국은「캄보디아」를 지원해야 할 것인가, 아닌가의「딜레머」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볼수 있으며, 이 문제는 가부간에 심각한 여운을 남긴 것 임을 미리 예측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위기에 직면한「캄보디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관계국이 외면할 때 그 진공상태를 이용해서 월맹이나 중공 또는 소련이「캄보디아」를 적화하려 획책할 것은 거의 틀림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캄보디아」사태가 악화되거나 적화된다고 할 때 그것이 직접 월남전쟁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것도 또한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임에는 이론의 여지가없다.
한국은 5만여명의 국군병력을 비롯해서 많은 기술자를 파월하고 있는 터이므로 이번「캄보디아」사태와 월남문제와의 뗄 수 없는 연관성에 대처해야한다는 필요성은 물론, 또 하나의 동남아국가가 공산침략으로 완전히 적화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태자체를 그저 무관심하게 바라볼 수 만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캄보디아」가 한국에 대해서까지 군사적 지원요청을 하게될 것인지도 다분히 미지수에 속하지만, 우리가 실지로 지원을 요청받았을 때 그것을 곧 받아 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한 태도가 요청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캄보디아」에 대한 지원의 명분뿐만 아니라 군사작전상의 한계점등이 크게 문제가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3·18 캄보디아 정변이후「론·놀」정권이 우경노선을 걷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중립노선을 게양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캄보디아」와 우리사이에는 현재 어떠한 외교관계도 없는 반면, 그들은 여전히 북괴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점만으로도 월남에 대한 지원문제와는 달리,「캄보디아」에 대한 우리의 지원의 명분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캄보디아」에 대한 관계국의 지원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는 여타관계국의 대「캄보디아」지원이 군사적으로 어느정도의 효과를 가지게 될 것인지는 적이 의문인 것이다. 미국은「캄보디아」사태에 대해 그들 자신의 적극적인 개인의 대안으로서 한국-태-호등 아주 우방의 군원제공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월남에서 미군을 철수시기면서 관계국에 대해 원조를 종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보겠다.
따라서「캄보디아」에 대한 지원문제는 그야말로 신중히 검토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며 지원하는데는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는 가부터 고려해 보아야할 일이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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