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도서관서 서지적인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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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의 학술논문들은 서지적 기준에 있어서 거의 국제적 표준에 맞지 않는다. 때문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보화 되어 연구성과에 대한 국제적인 판정과 비판이 성립되는 오늘날 한국의 학술문헌들은 그 질은 차치하고 단2%만이 구체적인 정보자료로서 채용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최근『연구보고서의 서지적 분석』을 발표, 이러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학술논문의 표준화 방안을 문교부가 범국가적 수준으로 해결해야되며 국가문헌의 통일관리가 국립도서관의 소관업무가 돼야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현규섭 정병완 이택준 등 세 사람이 68년도 문교부 학술연구조성비에 의한 연구보고서를 대상으로 조사·분석하여 작성한 이 연구결과는 「국제표준기용」와 「유네스코」의 「표준적인 학술논문의 서지적 기준」을 비교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연구보고서의 외형적 서지형식을 보더라도 「제목」은 간결하되 부제로 상술돼야하는 기준을 따른 것은 7%뿐이었고 연구 내용을 체계 있게 전개하며 긴요한 부분을 강조하는데 필요한 「내용목차」는 20%가 게재하지 않았다.
내면적 서지형식을 보면 합작인 경우 저작물을 식별하고 단일면의 복사 때 소재표시를 목적으로 하는 「난외 표시」가 원칙에 맞는 것은 8%에 불과했으며 「분류기호」는 단 한편도 명시가 없었고 「제출일자」표시는 8%에 지나지 않았다.
연구 내용을 요약된 투시성 있는 결과로 제시, 이를 정보화 할 수 있게 하는데 필요한 「적요」는 1백3mm의 폭을 유지하고 국제통용어인 영어 또는 독·불어로 기재된 표준원칙에 맞는 것이 2%였다.
인용자료를 명시하여 논문의 신빙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주기」는 관계 문항의 하단에 두라는 표준에 따른 것이 3·0%, 참고문헌을 표시한 것이 30%, 정기간행물의 인용을 원칙에 맞게 한 것이 6%, 도서인용이 14%, 「면수」는 표제지, 서문, 목차를 별도로 하고 본문을 「아라비아」숫자의 연속 수로 표시해야 하는 원칙을 따른 것이 22%에 불과했다. 또 판형도 2·5cm이상의 여백을 두어 제작된 것은 56%였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 우리나라 학술논문이 표준화되지 않은 원인으로는 다음 네 가지로 집약되고있다.
ⓛ논문의 서지적 형식이 통일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여태까지 한국에서 대두되지 않았으며 ②서지의 국제적 표준화 문제가 보급되지 않고 연구자·출판 자에까지도 전파되지 않았으며 ③연구자들이 폐쇄적인 발표 형식을 취해 국제적인 교류가 있을 때의 반응을 염두에 두지 않고 ④연구성과에 대해 학계가 신통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 등이다.
결과가 무시된다는 것은 중대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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