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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리대첩 언급하며 "해양주권 수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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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군통수권자 첫 함정 진수줄 절단식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1800t 규모의 214급 잠수함인 ‘김좌진함’ 진수식에 참석해 도끼로 진수줄을 자르고 있다. 해군 사상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진수줄을 절단한 것은 처음이다. 길이 65.3m, 폭 6.3m, 최고 속력 20노트(시속 37㎞)의 김좌진함은 미국 하와이까지 연료 재충전을 하지 않고 왕복 항해가 가능하다. 한편 이날 진수식에는 한국에 파견된 각국 대사관의 무관단도 참석했지만 일본 무관은 불참했다. [최승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잠수함 ‘김좌진함’ 진수식에 참석, 배에 연결된 진수줄을 손도끼로 끊었다. 또 배의 머리 부위에 설치된 샴페인병에 연결된 이음줄을 가위로 자르는 ‘샴페인 브레이킹’도 시연했다.

 진수(進水)는 배를 처음 물에 띄우는 의식이다. 해군 사상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진수줄을 절단한 것은 처음이다.

 진수식에서 샴페인 이음줄을 자르는 것은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은 의미로 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최초로 영국 군함 진수식을 주관한 이래 여성이 함정을 진수하는 전통이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도 영애 시절인 성심여고 3학년 때인 1969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당시 세계 최대의 유조선 ‘유니버스 코리아호’의 진수식에서 샴페인을 깨뜨린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항일투쟁사의 가장 큰 전과 중 하나인 ‘청산리대첩’을 직접 언급한 뒤 “튼튼한 해상 방위 능력이 있어야만 어업도, 수출길도, 국민의 안전도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확인했다. 저는 국익과 해양주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국익과 해양주권’은 독도 수호 의지를 다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젊은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 NLL(북방한계선)을 사수했기에 서해바다의 평화와 어민들의 삶을 지켜낼 수 있었다”며 “저는 우리의 서해바다를 묵묵히 지켜낸 해군 장병들께 무한한 경의를 보낸다”고 했다.

8·15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경북 울릉군 독도를 방문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앞줄 오른쪽 둘째)가 독도경비대원들을 격려한 뒤 ‘한국령’이라고 새겨진 바위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당 지도부 등 소속 의원 20여 명과 함께 헬기를 타고 독도를 찾은 김 대표는 “최근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에 대해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독도=국회사진기자단]

 이날 진수식에는 한국에 파견된 각국 대사관의 무관단도 참석했으나 일본 무관은 불참했다. 정부 당국자는 “아무래도 잠수함 이름이 김좌진함인 데다 최근 한·일 관계가 원만치 않은 것도 불참의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수식에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최윤희 해군참모총장과 김좌진 장군의 손녀인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 김 의원의 아들인 탤런트 송일국씨가 참석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적조 피해가 심각한 경남 통영을 찾아 해양경찰 경비정을 타고 해상 적조방제 현장을 둘러봤다. 박 대통령은 해상의 가두리양식장에 내려 피해 어민을 위로하고 피해 대책 마련도 약속했다.

 ◆독도 찾은 야당 지도부=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 12명은 군 헬기를 타고 독도를 찾았다. 독도 수호 의지를 밝히고, 최근 우경화 움직임을 보이는 일본에 경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고 우리 섬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며 “일본이 최근 우경화와 함께 군국주의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독도는 대한민국 주권의 상징이고 심장이다. 다시 한 번 일본 군국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일본에 경고한다”고 했다.

신용호·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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