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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개발에 활로건 양화업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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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메이커」의 난립과 수요의 한계성으로 고전하는 양화업계는 기계화에 의한 양산을 밑받침으로 지방수요와 수출 등의 새 수요 개발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전국의 「메이커」수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서울에만 약 5백 업체가 산재해 있으며 이들 「메이커」가 만드는 구두는 1년에 적어도 1백만 켤레가 되리라는 추정이다.
그러나 서울의 구두수요는 이미 한계점에 다다랐으며 따라서 「금강」 「칠성」 「에스콰이어」 등 주식회사 형태의 대 「메이커」는 서울을 중심으로 명동·광화문·「아케이드」등에 판매점을 설치, 기존수요를 흡수하는 경쟁단계를 벗어나 지방 대리점 개척에 나서고 있다.
또한 「금강」은 돌파구를 수출에서 모색, 작년부터 미국·「캐나다」등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으며 올해는 작년의 13만불 수출에 이어 60만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강의 69년 중 판매고는 21만 7천켤레 5억 6천만원인데 이는 「칠성」·「에스콰이어」등 대 「메이커」의 각 10만켤레 2억원 수준과 비겨 배가 넘는 실적이며 양산을 위한 기계화율도 「금강」 80%, 「칠성」 40%, 「에스콰이어」가 30%로 「금강」은 본격적 대량 생산단계에 들어서 있다. 국내시장 점거를 위한 대 「메이커」의 작전은 「선전」. 선전비가 총매출액의 5%를 차지하며 그 결과 서울의 구두 수요 중 약 40%가 「금강」·「칠성」·「에스콰이어」 등 3개 업체에 집중 되고있다.
경쟁의 초점은 여화 「디자인」. 유행에 민감하고 복장에 알맞는 「디자인」을 고안해 내는 것이 경쟁에서 이기는 지름길로 통한다.
최근 유행은 「미니」보다 「판탈롱」형. 뒷 굽이 넓고 높이가 평균 5cm (「하이·힐」은 7cm 이상) 이며 발을 많이 싸주고 있다.
점차 남화화 해 간다는 것이다. 또한 남·녀화를 통틀어 요즘도 고객들이 맞춤보다는 기성화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도 특색인데 평균적으로 남화는 80%, 여화는 60%가 기성화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맞춤과 기성화 값은 차이가 없으며 종업원 한 사람이 하루에 한 켤레밖에 만들 수 없는 수제화 시대에 비해 3배의 증산이 가능하고 따라서 원가를 줄 일 수 있는 기계화 단계에 들어섰어도 구두값은 해마다 물가고를 이유로 약 15%씩 인상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구두는 남화가 천연피, 복수화 (3천 2백원∼3천 5백원), 여화는 합성피 복수화 (2천 5백원)이며 송아지 가죽 제품, 말 엉덩이 가죽제품 (고도방)이 가장 비싸 8천원 내지 1만 1천원 까지 있다.
대부분의 합성피와 원피의 절반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피혁공급이 원활치 못한 것이 제화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다.
천연피 구두는 수명이 길고 (평균 6개월) 광이 잘나며 모양자체도 산뜻한 반면 값이 비싼 편이고 합성피는 각종 무늬를 넣을 수 있고 「디자인」을 여러 형태로 바꿀 수 있으나 수명이 짧은 것 (평균 3개월)이 흠이다.
최근 「비닐」 구두가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대 「메이커」 에서는 「비닐」구두를 만들지 않고 비슷한 합성피 구두 (칠피)를 내고 있을 뿐인데 이것이 군소 「메이커」의 「비닐」구두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남대문·청계천 등에서 많이 나도는 기성화는 도품 아니면 이름도 없는 군소 「메이커」제품으로 가죽·창 등 재료가 불량품이며 따라서 가격도 50% 이상 할인 판매되고 있다.
양화 제조업에 대해서는 총매출액의 12%를 소득으로 국세청은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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