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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자금사정을 타진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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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금년도 통화계획에 대한 정부방침이 대충 밝혀졌다. 2일 남덕우 재무부장관은 올해 통화량의 실질적인 증가를 20%로 잡고 이를 전제로 하여 국내 여신한도를 증가시켜 가겠으며 우선 2·4분기에 4백억원의 자금을 신규 방출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남 재무의 발표는 69년도의 통화량 증가가 45.5%(6백 81억원)였던데 비추어 금년에는 4백 35억 8천만원 증가에 그치게 되는 것이므로 작년보다 통화량의 추가공급이 대폭 억제되고 따라서 연중을 통해 긴축기조가 지속될 것임을 뜻하는 것이다. 금년 들어 2월말까지 통화량 증가는 2백 89억원으로 작년 말 보다 13.7%가 증가했는데 이는 종래 통화량 구성 중 요구불 예금의 「마이너스」요인이었던 금융기관 미 정산수표(부실예금) 정리에 따른 것이며 실질적인 통화량 증가는 38억원에 불과한 초 긴축이었다.
이런 관계로 금년 말까지의 명목적인 통화량 증가는 약 31.5%(6백 86억 8천만 원)에 달할 전망이며 실질적으로는 증가 책정액 4백 35억 8천만원 중 2월까지 38억원의 증가폭을 빼고 나면 3월부터 연말까지 통화량 증가의 여유는 3백 97억 8천만 원이 남아있는 셈이다.
이러한 통화량 증가 목표에 대한 여유와 IMF(국제통화기금)와 약정한 6윌 말까지의 국내 총 여신한도 여유를 감안, 이번 2·4분기의 4백억 원 방출계획이 세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3윌 말 현재 통화량이 아직 산출되지 못하고 2·4분기 중에 방출될 4백억원도 저축성예금과 요구불 예금의 증가「포션」이 어떻게 나타날 지 모르기 때문에 6윌 말까지 어느 정도의 통화 증발을 가져올지는 미지수이며 따라서 하반기에 가서 어느 정도의 여유를 남겨 여신 증가폭을 허용할 수 있게 될는지도 점칠 수 없다.
단지 2·4분기 방출자금 중 한은 재할에 의한 본원적 통화공급(화폐발행고 증가)이 허용된 수출금융 60억원 상업어음할인 1백억원 중 50억원 녹색업체수출 10억원 등이 어느 정도의 재할 실적을 보이고 이 재할로 방출된 현금통화와 시장자체자금에서 방출되는 분이 얼마나 저축성예금에 흡수되어 통화량 증가를 둔화시킬 것인지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적인 여건이 「인플레·무드」 고조와 계속된 긴축으로 저축성예금의 둔화 추세를 보이고있어 자금의 신규방출이 통화량 증가로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짙기 때문에 하반기에 가서도 금융긴축의 대폭적인 완화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이번 2·4분기부터의 신규 자금방출은 양적인 면에서보다 질적인 규제에 더 역점이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즉 여신 증가속도를 적절히 조정하면서 자금의 유용(신청용도와 실제 지출과의 차이)을 막고 자금별로 대출기한을 현실적으로 조정(시설자금을 단기 운영자금 형식으로 우선 융자받아 장기 고정화하는 예 등의 시정)하여 이 기간을 반드시 지키도록 하는 등 건전 금융체제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건전 금융의 방안으로 1일부터 대출조건을 강화, 각 은행이 융자 신청자와 대출 약정을 할 때 자금의 사후관리를 수시로「체크」할 수 있도록 경리감사를 허용하고 자금관리직원 파견, 자금 유용시에는 대출중단 등의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부대조건을 붙이게 했다.
또한 금리 현실화 이후 폐지되었던 자금별 「실링」제가 이번에 부활, 자금별로 한도가 가해짐으로써 부금의 용도가 분명해졌으며 정책자금의 우선 배정에 따라 일반대출은 상당히 위축되었다.
즉 일반대출을 2·4분기 중 1백 90억원으로 총 증가한도의 5O% 미만이며 한달 평균이 60억 원에 불과하다.
특히 일반대출은 현재 부도사태를 빚고있는 대기업 자금수요에 충당되고 나면 일반이 쓸 수 있는 자금은 더 위축될 전망이며 1일 현재 지준 부족이 완전 해소되어 30억 원이 잉여 지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나 자체재원이 아닌 대 특수은행「콜·론」 증가로 메워져 그나마 일반대출이 본격화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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