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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어 연구에 16년 김방한교수|「징기스칸」일대기「황금사연구」연내출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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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몽고어는 한국어·만주어·「터키」어와 함께「알타이」어계에 속하며, 따라서 한국어의 계통적 연구를 위해 불가불 우리가 연구해야 할 언어가운데 하나다. 김방한교수(46·서울대문리대·언어학)는 지난 16년간이나 몽고어연구에 몰두해 왔다.
김교수는 이제 1천장에 달하는『황금사연구』를 연말에 내 놓기 위해 연구의 마무리에 한창이다.
『황금사』(알탄·톱치)는 l8세기에 몽고어로 기록된「징기스칸」의 역사인데, 김교수는 이에 관한 연구의 일부 3백장을 66년「동아문화」5집에 발표했었다.
『황금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몽고문헌인『원조비사』(14세기 발간)를 인용, 「정기스칸」의 1대기를 기술한 것이다.
『원조비사』는 우리의 이독와 같이 몽고어의 음을 한자를 빌어 적고 한자로 해설을 붙이고 있는데『성길사 합한눌 홀찰올아=명 황제적 근원』(징기스·하가누·후차굴=징기스칸은 황제의 처음)하는 식이다.
『원조비사』는 따라서 해석이 매우 어려워 아직도 그 해석이 구구한데『황금사』에는 그 몽문인용이 있어 연구에 도움을 준다.
『황금사』는『원조비사』가 비교적 순수한 자료인데 비해 설화·신화·역사가 복합된 것 인만큼 북방민족의 설화와 민속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
『황금사』는 비록 18세기에 만들어졌지만 고어체이며 방언의 요소가 많기 때문에 해석에 난점이 많은데 『지금까지 해독불가능으로 학계에서 골머리를 앓는 부분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붙이는 것』이 김교수의 작업내용이다.
지금까지의『황금사』에 관한 세계적 연구업적은 영인「보든」과「벨기에」인「모스테르」그리고 일인 소림고사랑, 소택중남, 산본수등이 두드러진데, 김교수는 이들이 잘못 해석한 부분에 대해 몇가지 새 해석을 가해 이들로부터 더 수긍을 받고 있다. 가령 몽고어「치그」(Cig)를 발로 해석한 것 등.
54년 자습으로 시작한 김교수의 몽고어연구는 그가 59년「하버드」대 연경학회에서 미국인 몽고어학회「클리브즈」와 함께『원조비사』를 읽으면서 닦여졌다.
그는 지금까지 8편의 몽고어 관계논문을 발표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는 65년에 나온『삼전도비 몽문에 관하여』가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에 잔존하는 유일한 몽고어비문인「삼전도비」는 송파에 있는 한-몽-만의 세 언어로 된「대청황제공덕비」인데 이 굴욕적인 내용의 비문은 일인 원연에 의해 해독, 일역되었지만 김교수는 여기에 잘못된 부분을 지적, 새로운 해석을 내리고 있다.
몽고어 연구외에 그는 국어의 계통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알타이」어의「핀란드」의 세계적 학자인「람스테트」가 영문『한국어 어원연구』와『한국어 문법』을 내놓고,「러시아」계 미국인「포페」가「알타이」어 비교문법』(독문)과『「알타이」어 언어학개설』(영문)을 통해 만-몽어와 우리말을 연구한 이래『국어의 계통적인 연구가 미흡한 상태에 있다』고 씁쓸히 말한다.
김교수는 우리말과 만-몽어를 비교하여 만주어의「감치」(합),「감친」(합병)과 몽어「감지」(합하다), 그리고 우리말의「감다」「감치다」의 어원적 공통성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언어의 일반이론부문의 논문들에서 현대언어학의 흐름과 새로운 문젯점들을 소개해왔는데, 지금까지의 논문들을 수정·보강하고 2편의 새 논문을 추가, 6월초『언어학논고』란 이름으로 출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공종원 기자>

<@@공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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