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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서울대 종합「캠퍼스」|권숙일<서울대 문리대 조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학교의「캠퍼스」가 분산되어 있는 예는 미국에도 있지만 서울대학교와 같이 단과대학이 독립된 「캠퍼스」를 갖고 있는 종합대학교의 예를 찾기는 힘들다.
어제「매스컴」의 「톱·뉴스」로 서울대학교 종합화 「캠퍼스」부지가 정부에 의해 발표되고 그 규모도 6백여만평의 동양 최대 종합대학을 건립한다는 소식은 중진국을 지향하는 한국으로서는 만시지탄의 감은 없지 않으나 의욕적인「뉴스」라 아니 할 수 없다.
미국 대학의 경우는 그 건립 당시가 여러 단과대학을 연합시킨 것이 아니고 학문의 추이와 사회 수요에 따라 세워졌기 때문에 종합화라는 말 자체가 필요없이 그 나름대로 잘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의 경우는 지금까지 있던 여러 단과대학을 종합화하느니 만큼 새로 세워질 종합화가 여러 단과대학이 한「캠퍼스」안으로 모이게 된다고 얼핏 생각할까 기우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여러 단과대학이 관악 기슭으로 그대로 이전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 아닌가. 종합화의 필요성은 인접 학문과의 교류, 기초 학문과의 상호 협조로써 학문의 기반을 공고히 하며, 그것을 토대로 특수 분야를 전문화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이번 종합화는 새로운 창안과 과학적 능률을 고려한 학문의 종합화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번 계획에 공대·농대·의약계가 제의되었다. 외국의 경우 의대·치대는 대민 봉사의 사명으로 중심가에 있으나 나머지 대학은 같은「캠퍼스」안에 있는 것이 더 능률적이니 만큼 서울대학교도 멀지 않은 장래에 의대·치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메인·캠퍼스」로 들어갈 것을 고대한다.
이제 우리 나라에도 동양 최대의 「캠퍼스」가 마련되었으니 그 「캠퍼스」내에 세워질 종합화의 계획이 실현된다면 70년대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세계 수준에 육박하는 선진국으로의 면모를 갖추게 될 전망이 밝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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