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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BIZ] LG 올 화두는 '대화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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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LG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명나는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격식파괴, 대화경영'에 적극 나서 재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격의 없는 분위기 속에서 회사의 비전과 경영정보를 공유하고 사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듣는 등 생동감 있는 조직문화 조성에 CEO들이 발벗고 나선 것이다.

구본무 회장이 연초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함께 성장하고 싶은 최고의 직장이 되도록 열린 조직을 만들라"고 말한 것도 CEO들의 대화경영 실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LG 관계자는 "평소 CEO와 접할 기회가 없는 사원들의 호응도가 높다"며 "다양하게 취합된 현장의 목소리는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적극 활용된다"고 말했다.

매달 회사경영현황을 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있는 LG필립스LCD의 구본준 사장은 최근 분기마다 한번씩 계층별 직원들과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사장은 열린 조직을 통해 일등 인재들이 즐겁게 일하면서 세계 제일의 액정디스플레이(LCD)회사를 만들자는 '1M1C(No.1 Members No.1 Company)'운동을 실천할 계획이다.

LG이노텍 허영호 사장도 매월 2회 이상 '오픈 포럼' 이라는 모임을 갖고 사무직ㆍ생산직 구분없이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허사장은 평소에도 광주공장 에 상주하며 생산라인에서 현장사원들과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LG텔레콤 남용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임직원과 함께 매주 주말 산에 오르고 있다. 당초 목적은 등산객의 왕래가 많은 서울 및 지방의 유명한 산 정상에 올라 통화품질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CEO와 임직원들은 산에 오르며 회사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는 대화의 장으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남사장의 산행은 현재 북한산.도봉산.관악산.불암산.수락산.인왕산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화품질 점검 산행은 당초 2월 말까지만 하기로 했지만 "계속하겠다"는 남사장의 의지가 강해 지속될 전망이다.

LG건설 김갑열 사장은 최근 사내게시판에 '경영진과의 대화' 방을 마련해 사원들과의 언로를 텄다.'경영자와의 대화'방은 중동지역 현장 방문 중 해외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고충을 접했던 김사장이 지시해 마련된 것이다.

경영진과 직원 간의 허심탄회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 대화방은 직원들이 사장에게 건의사항이나 애로사항 등을 전달하면 김사장이 직접 회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본인 외에 타인의 접근이 불가능해 철저하게 비밀이 보장되는 것이 특징이다.

LG투자증권 서경석 사장은 사내의 과장 및 대리급 사원들로 구성된 '밀레니엄 보드'와 지점근무 직원들로 구성된 '리테일 프론티어'를 통해 젊은 직원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 자리에서 나온 제안 등은 종종 회사 정책 결정에 반영되기도 한다.

LG카드의 이헌출 사장은 직원들의 사기도 올리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직원들과 릴레이조찬을 한다. 이 자리에서는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회사 경영현황까지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간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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