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우물(식수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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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가 무슨 서울시민이랄수 있읍니까』-산골짜기에 괸 물을 바가지로 떠서 물통에 붓던 서울성북구상계동 이경자씨(28)는 계곡물을 먹는 처지에 수도시민이라고 자부할게 없다고 말했다.
상계동주민 4만3천7백95명은 모두 우물물을 먹는다.
요즘은 오랜 가뭄으로 우물도 바닥이나서 아우성. 그래서 상계동105 계곡에가서 물을 길어먹는다. 이것도 달려 줄을서게 마련이고 차례가와도 물한 지게를 채우자면 30분쯤이나 걸린다. 서울시는 날씨가 풀림에따라 번지기 쉬운 각종 전염병 예방을위해 2월부터 시내 모든 우물의 소독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상계동주민들은 이같은 방역령에 아랑곳하지않고 소독은 커녕 지저분하기 짝이없는 계곡물에 의지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작년 변두리 비급수지역 주민 15만1천2백90명을 위해 심정호를 연말까지 완공, 47개소에 하루 3만t을 생산공급키로 했었다.
상계동의 경우도 심정호 2개를 파기로 했었으나 20일 현재 1개소만 완성된 단계에 있다. 신상계국민학교앞에 있는 심정호는 샘만 파놓았을뿐 배수관시설이 되어있지 않았다.
완성된 것도 공동수도전만 9개소에 놓았을뿐 심정호에서 바로 옆에 위치한 상계국민학교에는 배관하지않아 어린이들은 심정호의 혜택도 받지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집계한 비급수지역은 22개동에 36만3천9백3명.
우물수만도 공동우물 3천4백59개소와 사설우물 1만3천7백24개소로 모두 1만7천9백61개소에 이르고있다. 우물이나 주변의 소독은 전혀 방치상태이다.
작년말까지 수도물 1백13만t을 생산하여 5백만 시민이 하루 1인당 2백ℓ이상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던 시당국의 공약은 크게 어긋나 현재 86만t밖에 생산못하고있다. 계속된 가뭄으로 이 양마저 확보하지 못하고있고 변두리 시민에게 급수하려면 현재의 수도전 28만전을 훨씬 상회하는 40만전을 새로 설치해야 한다는 것. 요원한 현실로 되어있는 변두리시민의 수도공급인 것이다.
서울시가 조사한 비급수지역과 주민수는 다음과 같다.
▲동대문구=망우동 신내동(15만6백50명) ▲성북구=도봉동 창동 월계동 상계동(19만7백90명) ▲성동구=구천동 선린동 송파동 옥천동 세곡동 원서동 탑곡동 사평동 수도동 도곡동(9만1천8백43명) ▲서대문구=구평동 수색동(4만2천2백명) ▲영등포구=오류동 고척동 양천동 수궁동(6만5천6백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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