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대서 교수 자질 향상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새 학기를 앞두고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들의 질을 높여 대학 교육 내용을 쇄신하기 위해 연구 실적, 강의 실적, 과외 지도 상황을 참작하여 교수 고과표를 마련하고 연구 논문 발표를 의무화하는 등 무능 교수를 도태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경희대 조영식 총장은 『요즘 많은 교수들이 20년씩 묵은「노트」1권만을 강의 밑천으로 삼고 연구 의욕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학 운영가로서는 그와 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경희대가 「연구 않는 교수」「무능한 교수」도태에 앞장 설』뜻을 비쳤다.
구체적 방안으로 경희대는 총장·학장·처장으로 구성된 「기획 관리 위원회」를 상설 기구로 하여 교수들의 연구 실적·강의 실적·학생들의 과외 지도 실적을 고려하여 「교수 고과표」를 작성, 성적이 우수한 교수에게는 승진 기회와 함께 연구비와 「보너스」를 지급하고 성적이 나쁜 교수는 해직시키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임 교수에게는 매주 5일 이상 학교에 출근토록 하고 주 2일 이상 학생 과외 지도를 하게 하며 주 1회 이상 학생 개인 상담을 하게 하는 등 과외 지도에도 적극성을 펴도록 했다.
동교는 해외의 우수한 교수는 학과「티·오」를 무시하고 채용하며 교수들에게 한 학기 1편 이상의 연구 논문 발표를 의무화했다.
무능 교수를 가려내는 방법으로 같은 과목에 2개 강좌를 개설, 강의를 잘못하는 교수를 「기획 관리위」의 평가로 가려내어 1년간 휴직시키고 이 기간 동안 연구를 계속케 한 뒤 다시 강좌를 맡겨보아 성적이 나쁘면 고용 계약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해고시키기로 했다.
조 총장은 이러한 동교의 계획이 날로 발전해 가는 학문 추세에 따라 좀더 새로운 지식을 후진에게 교육시키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히고 일부 교수들이 불안정한 교직에 불만을 갖게 되겠지만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 일부 불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앙대는 매달 첫 월요일을 『중앙「아카데미」의 날』로 정해 교수들에게 1년에 한번 이상 의무적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토록 했으며 건국대는 학장들에게 교수 고과표를 작성케 하고 매 학기 3편 이상의 논문 제출을 의무화해서 교수의 연구 의욕을 높이기로 했다.
또 실력이 없는 교수는 강의와 관계없는 일반 행정직에 돌려 남는 자리를 참신한 후진에게 물려주도록 할 방침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사립 대학은 교수 채용을 실력보다도 동창 관계나 지연·혈연 등으로 채용, 한번 교단에 서게 되면 정년이 될 때까지 낡은 학문으로 학생들에 외면 당하면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대학에서도 교수의 세대 교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엄청난 퇴직금 등 난제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교수들의 연구 논문 제출은 67년 문홍주씨가 문교부 장관으로 있을 때 「공부하는 대학, 연구하는 교수」방침에 따라 교수들에게 매년 1편 이상의 논문 발표를 권장했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