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매매에도 할부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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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모스크바6일AP동화】중앙아시아에 있는 소련의 「투르크멘」공화국에선 신부를 매매하는 구습인 「칼림」(KALYM=현지어)이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
이란 북부이자 모스크바에서 멀리 떨어진 「투르크멘」공화국은 「카라·쿰」 사막으로 뒤덮인 곳으로서 레닌의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나기 수세기 전부터 신부를 사들이는 「칼림」풍속이 있었으며 현대 소련법이 이를 금하고 있는데도 많은 「투르크멘」인들은 중앙아시아의 이 불문율에 복종하는 경향이 있다.
「칼림」은 현금과 양·소 등의 가축이나 융단 같은 상품의 형식으로 성립되며 결혼하고자 하는 총각이 점을 찍어놓은 처녀의 부모에게 가서 요구대로 금품을 제공하게 된다. 금품의 양은 흥정에 따라 결정되지만 대개의 경우 현금으로는 7백「루블」(약7백77달러) 내지 1천「루불」(약1천1백10달러)로 「칼림」이 거래가 이루어지고 가축과 상품은 가지각색이다.
옛날에는 신부가 될 처녀의 부모가 요구하는 신부값이 너무 많아 이것을 지불할 수 없을 때 총각들은 처녀를 납치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칼림」 거래법도 시대의 변천에 따라 진보(?)되어 현대의 「투르쿠멘」인들은 할부제로 신부를 사들이기를 좋아하고 있다. 「칼림」값을 일시불할 능력이 없는 총각은 할부로 하여 30일간의 시험기간을 두되 결혼식 비용과 30일간의 신부일행 경비만 지불하면 된다. 이 30일간의 시험기간이 지나면 팔려온 신부는 실가로 되돌아가 약속한 잔액이 지불될 때까지 머물러 있는다. 30일 동안에 신부에게 환멸을 느낀 신랑은 지불해야 할 잔액을 지불하지 않음으로써 총각의 신분을 되찾을 수도 있지만 이 잔액을 치르려면 고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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