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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아마추어 진단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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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변은 건강의 척도. 소변의 색깔을 보고 과로했다거나 건강이 좋지 않다는등 스스로의 건강을 진단하는 일은 늘 경험하는 바와 같다.
임상에서도 소변검사는 의사들이 자주 의존하는 진단법의 하나다. 아마추어가 알 수 있는 소변검사법 몇가지-.
우선 소변을 맑은 유리컵에 받아보면 흰색의 뽀얀 앙금이 떠돈다. 자세히 보면 하얀 실같은 것이 있다.
예로부터 임사라고 부르던 것인데 염려할 것은 못된다. 반드시 임균성 요도염 환자에게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개는 요도를 미끄럽게 하기 위하여 분비한 점액이다. 아침 첫 소변에는 거의 들어 있다.
잠시 두어두면 흰 앙금이 가라앉는다. 이 역시 놀랄 것 없다. 당신은 어제 야채를 많이 잡숫지 않았는지. 야채 때문에 뇨가 알카리성이 되면 뇨속의 인산염, 탄산염이 용해하지 못하고 침전한다. 여기에 식초를 몇방울 떨어뜨려 본다. 휘저어 차차 앙금이 없어지면 안심이다.
그래도 혼탁해 있으면 열을 가해 볼 것, 더워지면 투명해지는데 이것은 요산염의 장난이다. 요산염은 차게하면 용해하지 않는다.
밤새도록 소변을 참다가 아침에 보고서 요산염 때문에 당황하여 병원을 찾는 예가 중종 있다. 마치 소변색이 붉은 벽돌색이 되어 혹시 혈뇨가 아닌가 겁을 먹기 때문이다.
가열해도, 식초를 떨어뜨려도 앙금이 없어지지 않으면 요주의. 백혈구등이 혼합된 것이다. 즉 방광이나 신우에 세균이 침범한 증거다.
거품을 염려하는 사람도 꽤 많다. 특히 남성에 많은데 염려할 것 없다. 뇨가 농축되면 거품이 인다.
다만, 소변의 색깔이 황갈색이고 누런 거품이 맥주처럼 일어나면 위험신호. 황달의 전조다.
혈뇨는 가장 좋지 않은 증세. 헐뇨는 연한 핑크색부터 피의 덩어리가 섞이는등 가지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음식물에 첨가한 식용 색소는 색이 투명하나 출혈로 인한 것은 다소 혼탁하다.

<너무 자주 보아도 탈>
신장에서 신우·뇨관·방광·전립선(남)·요도등에 이르는 각 기관의 어느 곳에 이상이 발생할 때 피가 소변에 섞여 나온다.
대체로 혈뇨와 더불어 급히 열이나면 세균감염이 일어난 것이고 격렬한 통증이 따르면 요결석. 발열 및 통증이 없으면 신장염 또는 암이 의심된다.
암에 의한 출혈은 1∼3일후 멎었다가 1∼2개월후에 다시 출혈하기도 하는데 피가 멎었다고 안심하지 말고 처음 출혈시에 일차 검진토록 하는 것이 조기발견의 길이다.
소변을 너무 자주 보아도 탈이다. 1일 소변량은 성인의 경우 평균 1∼1·5ℓ. 2백50∼3백㏄가 방광에 차면 소변이 마렵다. 억지로 참으면 5백∼8백㏄까지 저장되지만 보통 하루에 4∼6회정도 용변한다.
불안하거나 초조하면 소변이 자주 마렵다. 회의도중, 시험 때, 걱정이 있을 때 소변이 자주 마렵다. 방광은 마치 심리상태를 비치는 거울과 같다.
다만 소변횟수가 늘고 변 볼때 아프거나 소변이 남는 느낌이 들면 방광염이 의심된다. 50세 이상의 남성으로서 ①밤에 특히 횟수가 늘고 ②변보기가 어려우면 전립선의 비대가 의심스럽다. 전립선은 방광에서 출구를 막고 있는 밤 만한 기관인데 이 속을 요도가 지나므로 부으면 요도가 눌린다. 전립선암 또한 의심되며 방치하면 신장까지 나빠진다.

<밤소변은 심장 나쁜탓>
소변량이 많아도 나쁘다. 물을 많이 마시면 자연 늘겠지만 그렇지 않고 물처럼 맑은 소변이 늘면 주의를 요한다. 동맥경화, 신장병으로 신장의 기능이 저하한 때문. 심장이 나쁘면 밤에 특히 많아진다. 소변이 늘고 목이 마르면 당뇨병의 징조다.
당뇨병 또는 신장병환자는 약국에서 파는 뇨검사지에 많이 의존하는데 검사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것은 금물이다.
검사지 한장으로 단백질·당·산도가 한꺼번에 검사되지만 단백질이 많으면 신장병, 당이 많으면 당뇨병 하는 식으로 단정할 것이 아니라 일차 세밀한 진찰을 요하는 주의신호정도로 알 것이다. 검사지는 사용법이 조금만 틀려도 그릇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대체로 의사들은 병을 진단할 때 문진에서 60%, 안색 신체등의 진찰에서 20%, 병리검사에서 15%, 나머지 5%는 현대의학의 미지수로 남겨둔다는 의견이다. 검사결과에 지나치게 신경쓸 것은 못된다. 진단에 도움은 되지만 절대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현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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