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 패러디 TV물 '겟 스마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맥스웰 스마트가 도청장치가 부착된 신발에서 벨이 울리자 신발에 대고 대답을 했던 모습을 생각할지 모른다. 이런 장비는 체코슬로바키아 정보요원들이 미국 외교관들을 도청하는 데 사용됐다.
방문객들은 립스틱으로 위장한 총도 구경할 수 있다. 이것은 소련에서 스탈린의 비밀경찰이 사용했던 것으로 죽음의 키스라고 불렸다. 박물관의 품목의 상당수를 수집한 역사학자 케이스 멜톤은 "가까운 거리에서 바로 옆의 있는 사람의 머리 뒤에 이 총을 사용하면 아주 정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베리 박물관장은 "사람들은 역사 전체를 통해 두 명의 스파이를 알고 있다"며 "한 사람은 실제 스파이가 아니었던 가공의 인물 제임스 본드고 다른 한 사람은 대단한 스파이는 아니었지만 아주 멋진 삶을 산 마타하리"라고 말했다.
베리의 박물관은 관객이 참여할 여지를 주고 실제 스파이 도구들을 전시해 사실과 허구를 구별하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한 전시장에서 관광객들은 요원들에게 메시지나 접선지를 알려주는 4가지 '스파이 신호'를 나타내는 사진을 찾아야 한다. 접선지는 미리 약속을 하고 비밀리에 만나 물건이나 메시지, 혹은 돈을 교환하는 데 사용하는 장소다.
치명적인 독화살을 쏠 수 있는 우산도 소련 스파이 도구 중 하나다. 이것은 악명높은 한 사건에서 이용됐다. 불가리아 망명자인 작가 게오르기 마르코프가 1978년 런던에서 독우산에 찔렸고 4일 후 사망했다. 경찰도 KGB 요원이 암살한 것으로 믿고 있다.
베리는 "소련은 스파이 활동에서 최고였다"며 "CIA와 MI6도 있지만 KGB보다 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또 실재 스파이들과 접촉을 하고 요원들이 적성 국가에서 몰래 탈출하는 경우 등에 사용하는 변장법을 구경할 수 있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국제 스파이박물관은 최초의 첩보활동의 역사를 전문으로 다룬 세계 최초의 공공기관이다. 이 박물관은 스파이 도구에 관한 한 최대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6백여 점이 전시 중이다.
8번가와 9번가 사이 800 F 스트리트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10월 한 달 동안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