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독우산, 립스틱 총 등 갖춘 스파이 박물관 개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임무 완료' - 국제 스파이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립스틱 총, 단추 전화기 등의 정보획득 도구들이 전시돼있다.
비밀 요원의 그늘진 세계에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국제스파이박물관이 워싱턴에서 7월 19일(현지시간) 개장해 스파이들의 비밀을 일부나마 알려준다.

첩보 패러디 TV물 '겟 스마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맥스웰 스마트가 도청장치가 부착된 신발에서 벨이 울리자 신발에 대고 대답을 했던 모습을 생각할지 모른다. 이런 장비는 체코슬로바키아 정보요원들이 미국 외교관들을 도청하는 데 사용됐다.

방문객들은 립스틱으로 위장한 총도 구경할 수 있다. 이것은 소련에서 스탈린의 비밀경찰이 사용했던 것으로 죽음의 키스라고 불렸다. 박물관의 품목의 상당수를 수집한 역사학자 케이스 멜톤은 "가까운 거리에서 바로 옆의 있는 사람의 머리 뒤에 이 총을 사용하면 아주 정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베리 박물관장은 "사람들은 역사 전체를 통해 두 명의 스파이를 알고 있다"며 "한 사람은 실제 스파이가 아니었던 가공의 인물 제임스 본드고 다른 한 사람은 대단한 스파이는 아니었지만 아주 멋진 삶을 산 마타하리"라고 말했다.

베리의 박물관은 관객이 참여할 여지를 주고 실제 스파이 도구들을 전시해 사실과 허구를 구별하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한 전시장에서 관광객들은 요원들에게 메시지나 접선지를 알려주는 4가지 '스파이 신호'를 나타내는 사진을 찾아야 한다. 접선지는 미리 약속을 하고 비밀리에 만나 물건이나 메시지, 혹은 돈을 교환하는 데 사용하는 장소다.

치명적인 독화살을 쏠 수 있는 우산도 소련 스파이 도구 중 하나다. 이것은 악명높은 한 사건에서 이용됐다. 불가리아 망명자인 작가 게오르기 마르코프가 1978년 런던에서 독우산에 찔렸고 4일 후 사망했다. 경찰도 KGB 요원이 암살한 것으로 믿고 있다.

베리는 "소련은 스파이 활동에서 최고였다"며 "CIA와 MI6도 있지만 KGB보다 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또 실재 스파이들과 접촉을 하고 요원들이 적성 국가에서 몰래 탈출하는 경우 등에 사용하는 변장법을 구경할 수 있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국제 스파이박물관은 최초의 첩보활동의 역사를 전문으로 다룬 세계 최초의 공공기관이다. 이 박물관은 스파이 도구에 관한 한 최대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6백여 점이 전시 중이다.

8번가와 9번가 사이 800 F 스트리트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10월 한 달 동안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WASHINGTON (CNN) / 이인규 (JOINS)

◇ 원문보기 / 이 페이지와 관련한 문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