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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었지만 민주주의 입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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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어느새 보다도 중요한 야당의 전당대회가 여린 시민회관은 긴장과 흥분에 휩싸였다. 대의원들의 입장이 시작된 상오 8시부터 시민회관 주변은 방청하러 몰려든 당원들로 붐볐고 대회장안엔 약 6백명의 대의원이 시·도별로 자리를 나누어 앉았다. 개막에 앞서 청년당원들의 서클인 청풍회에서는 『단결』, 『불신과 배금의 정치풍토 배격』이라고 쓴 [피키트]를 들고 장내를 시위했고 3색의 당기는 당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입장했다.
예년처럼 대의원들에겐 갖가지 선물이 안겨졌는데 김영삼 의원은 『평화적 혁명의 필요성』이란 자기 글이 실린 잡지를, 김대중 의원은 『대중경제·대중정치·대중사회』라고 새겨진 [라이터]를 나누어주었다.
대회장에는 당외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단상에 이태구 전 한독당대표와 계훈제 민권투쟁대표가 보낸 두개의 화한만이 놓여 있었다.
전당대회 전날 신민당 사람에겐 밤이 없었다.
당수 후보자와 그 주 참모들은 [단합대회] [간담회]란 이름으로 밤늦게까지 대의원들과 주안을 가졌고 통금시간이 지난 뒤에는 여관·호텔로 나뉘어 마지막 표점검과 대회전략을 짰다.
어느 파에서는 대회장에서 사용할 암호와 그 연락방식을 만드는가 하면 다른 파에서는 R 암호를 알아내, 연락망을 교란할 전략을 짜기도….
또 모씨측은 부동의 위험이 있는 약 30명의 지방대의원을 교외로 끌어 합숙시키기까지 했는데…. 송원영 의원은 『득표수단이 좀 선을 넘는 경향도 있겠지만 [쇼]같은 여당 전당대회에선 볼 수 없는 당내 민주주의가 생생히 움직이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서울시의 인근지역 편입건의가 알려지자 편입대상지역을 지역구로 가진 국회의원들 반응과 움직임이 대조적이다.
고양군과 시흥군을 지역구로 가진 공화당의 김유탁 의원과 이영호 의원은 『서울시가 편입하려는 지역을 빼고 나면 인구가 7만도 못 남는다』며 당사로, 정부관계부처로 뛰어 다니면서 『내무부에선 생각도 않는데 공연히 서울시가 혼자 춤을 추는 것 같다』고 못마땅 해 하고 있다.
그러나 편입대상이면서도 비교적 지역이 넓은 광주·이천의 차지철 의원과 부천·옹진의 오학진 의원은 『좋을 건 없지만 수도권 정비를 위해 필요하다면 별 수 없지 않느냐』고 비교적 담담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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