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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의 성도와 진리|15일 성도일을 맞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5일은 음력으로 12월8일로서 부처님의 성도일이다. 이날은 인도 [가비라]국 정반왕의 태자 [싣달타]가 설산의 6년 고행끝에 진리를 깨달아 마침내 대도를 이루시고 부처님이 되신 날이므로 우리불교는 물론 인류사에 가장 의의깊은 날이다.
인도의 [가비라]국이라 하면 조그마한 나라이지만 자연의 환경이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려지고있는 용감한 [히말라야]의 정기를 타고 세계 3대 최고문화발상지의 하나인 [간지스]강이 역사 오랜 [베타]의 시와 유서깊은 인도의 노래를 싣고 유유히 굽이치는 곳이다.
그러나 늙어가는 만년까지 태자가 없어서 근심으로 나날을 보내던 정반왕궁에 태자를 낳은 경사는 한량이 없었으나 자랄수록 모든 면에 지혜와 덕이 뛰어난 태자는 일찌기 동·서·남·북 4대 성문밖에 나아가 사람이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을 살펴보시고 왕궁의 모든 부귀영화도 다 버리고 밤중에 왕성을 뛰어넘어 입산수도에 나섰던 것이다.
오직 한결같이 전중생을 이 고해로부터 구출하기위한 태자의 철저한 구도의 집념은 당시에 유명하였던 [아라라]선인이나 [웃타가]선인등을 찾아가 열렬히 도를 구하여보았으나 태자의 제l문제로 삼는 생사의 괴로움은 해결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사방을 방황하던 끝에 할 수 없이 [붓다가야]의 근처에 있는 [네란쟈라]하의 언덕 보리수밑에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우미죽으로 연명하면서 안온한 경지로 명상에 잠기게 되었다.
이로부터 태자는 일체 모든 번뇌와 망상을 다 거둘 수 있었고 마음가운데 일어나는 세상적인 모든 유혹의 마군을 완전히 항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끝내 도를 성취하지 않고서는 물러나지않기로 맹세한 철통같은 금강보좌위에서 정진은 계속되었고 드디어 섣달여드렛날 깊은 선정에서 동녘하늘에 떠오르는 별을 보고 홀연히 대도를 이루었다.
하늘과 땅은 일시에 밝은 광명을 놓았으며 석가모니 부처님은 황홀하게 펼쳐지는 신천지위에 창조적·주인공이 되었던 것이다. 다시말하여 우주는 [부라후만]이나 신이 창조하여 지배하는 것도 아니요 모든 것은 자신들의 무명업식을 따라 빚어지는 인연의 결과이므로 한생각 돌이켜서 순일무구한 밝은 지혜(정혜)를 얻음으로써 사성체와 입정도와 십이인연의 법을 휴달하여 진리를 깨닫게되고 무고안온한 영원의 세계에 안주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누구나 본래의 마음을 회복하면 성품이 스스로 소소령령하여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영원하고 무한하며 일체 모든 일에 전지전능하고 유일무이한 바탕이 되는 것이므로 부처님이 일찌기 이점을 들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하였고 또 일절 유심조라고 갈파하였다.
도를 이루고 깨닫는다고 하는것은 보다 자유롭고 전인적인 대인격을 확립함을 뜻한다. 무지와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모든 소아병적인 자기 아집이 완전히 타파되는 것이므로 피차와 주객관을 초월하여 혼연일체가 되는 대아를 이룩하는데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를 성취한 사람은 명랑한 사회의 공익을 위하여 대파라밀의 봉사와 수행만이 있을 뿐이요, 배타와 독선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오법안 조계종총무원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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