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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프라」비극을 부채질한 「죽음의 상인」들|이권노린 강대국의 무기공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온 세계가 「비아프라」의 굶주림을 돕자고 아우성이지만 원조의 손질은 너무나 때가 늦은 것 같다.
전쟁이 거의 종식되었다고 알려진 이 시각에도 약 50만의 「비아프라」사람들이 아사직전에 있으며 하루평균 1천여명씩이나 굶주림으로 귀한 인명이 사라져간다는 현지의 보도는「쇼킹」하다.
강대국들의 「이권」을 둘러싼 검은 욕심과 무기를 팔아먹겠다는 『죽음의 상인』같은 속셈만 없었던들 「나이지리아」내전은 벌써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단지 부족간의 싸움에서 2년반만에 월남전을 상회하는 2백만의 희생자(대부분이 아사자이지만)를 냈다는 점에서 이 내전은 인류사상 전례가 드문 비참상을 노출한 것이었다.
독립을 쟁취하겠다는 「이보」족의 당초의 결의는 소련이 이 싸움에 개입, 「나이지리아」연방군에 무기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점점 더 치열하고 장기화하여 마침내 오늘의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소지원은 영국자극>
소련은 「나이지리아」정부의 무기공급요청에 난색을 나타낸 미-영에 기선을 제하고 「이류신」폭격기·「미그」전투기·「로키트」포·자동소총등의 현대 병기를 대여했으며 군사교관을 파견, 그들을 지원했다. 뿐만아니라 68년도엔 1억4천만「달러」상당의 경제원조마저 제공하여 경제적으로도 유대강화에 힘썼다.
소련의 이같은 태도는 곧 영국을 자극하였으며 그들을 가만히 있게 하지 않았다. 영국은 「나이지리아」의 옛종주국이었을 뿐아니라 현재도 영연방관계로해서 이 나라에 대해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있는 터이다.

<영도 장삿속드러내>
영국은 「나이지리아」에 5억「파운드」상당을 투자하고 있으며 옛날에 비하면 무역액이 많이 줄었다고하나 아직도 「나이지리아」가 중요한 시장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때문에 관망상태이던 영국은 박격포·「탱크」·탄약등을 곧 공급하기시작했으며 공급량은 「나이지리아」 정부군 총 무기량의 20%에 달했다.
영국 「윌슨」수상은 무기금수를 강요하는 일부 여론에 대해 『부국이 금수조처를 취한다고해도 「나이지리아」는 다른나라에서 무기를 수입하기때문에 무의미하다』고 장사속을 드러냈는데 그의 이같은 발언은 곧 모든 강대국들의 「에고이즘」을 단적으로 표명한 것이었다.

<미는 끝까지 자숙>
손을 쓰는데 영-소보다 뒤늦은 「프랑스」는 「비아프라」반란군에 무기를 대여함으로써 오히려 「나이지리아」내전을 부채질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무기원조는 소형의 무기와 탄약정도로서 열세인 「비아프라」군에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미-영-소-「프랑스」의 4대 강국중 「나이지리아」내전서는 미국만이 무기공급을 하지않은셈인데 그것은 무기공급의사가 없었다기보다는 이미 「콩고」동란때 무기판매상의 주역을 맡아 국제여론상 좋지않은 비난을 받은 전례가 있어 자숙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강대국들의 「비아프라」전쟁개입의 저의는 물론 이 나라의 풍부한 천연자원에 있다고 할수 있다.
강대국들은 무기를 공급해주는 댓가로 세계 13위의 생산량을 차지하는 이 나라 석유의 이권을 비롯해서 「코코아」·야자등의 양식이 풍부한 「아프리카」대륙중 최대의 발전가능성국에의 경제적투자를 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정부군과 「비아프라」반란군간의 내전은 『무의미한 전쟁』으로 막을 내린 셈이며 부족간의 항쟁으로 지세는 「아프리카」대륙의 고뇌를 또 한번 노출시킨 것이라고 볼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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