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대학예비고사 결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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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7일 문교부는 70년도 대학입시예비고사의 합격자와 1차적인 채점분석결과를 발표했다.총응시자 12만5백80명중에서 6만3천44명 (남4만7천l백58명 여1만5천8백86명) 을 합격자로뽑은 이번고사결과는 이 제도를 처음 실시했던 69학년도에 비하여 많은점에서 향상의실적을 나타내고있어, 주무당국인 문교부는 『이제야 예비고사제의 제경목적이교육적으로 달성돼가고 있음을 실증했다』 고 자찬하고있다한다.
올해로써 두번째가 되는 이번 고사에 있어서는 그채점과 성적평가에전자계산기를 동원했다는 점에서 한국교육사상 획기적인 기록을 남겼다할 것이며, 또 ①총체적인「커틀라인」의 향상 ②여학생합격율의 증가 ③지역격차의 감소등에있어 전체적 향상의 흔적을 규지할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일단 주무당국의 자체평가를 인정하는데 인색지 않으려 한다.
이번 고시결과를 작년도의 그것과 대비해 볼때 올해의「커틀라인」 1백28점(3백점만점)은 작년도의 1백26· 6점보다 1· 4점이 향상됐으며, 합격율에 있어 여학생이 69년도 (51·
34%) 보다 5· 34%나 높아진56·68%가 됐다는 사실. 그리고 고교소재지별 합격자의 지역별격차가 69년의 32%에서 올해의 19·1%로 대폭 축소됐다는 점등은 그 몇가지 두드러진 특색이라 할 것이다.
러나 이와갈은 부분적 평가를떠서 당국이 애초에 이 예비고사제를 주장했던 본래의 교육목적을 달성하는데 이 제도가 얼마나 공헌하였는가는 여전히 의문이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솔직한 소견이다. 올해로써 겨우 두번째라는 시간적 이유를 충분히 인정한다치더라도 이 제도는 여전히 명확한 이념정립을 결하고있을뿐더러, 지난 2년간의 실태분석만을 가지고서도 당국이 조급하게 실시한 이 예비고사제가 적어도 현행 그대로로써는 그에투입한막대한재정과 정력에 비해 고교교육이나 대학교육의 향상에 결정적기여를 할 수 없다는것이 거의명백하기 때문이다.
먼저 지적해야할것은 이 제도에는명확한 이념정립이 없다는 사실이아닌가싶다.그것은 합격자를 대학정원의 1백50%선내외로하고 따라서「커트라인] 이 겨우 40점내외 (백점만점기준) 에 머무르게하고있다는 점에서 규지할수있다.만일 이제도가,예컨대영국의 GCE나 「프랑스」 의 「바카로레아트」처럼, 진정으로 대학교육을 받을 자질을 국가검정하기위한 것이라면,6개과목으로 나누어 매우 산만하게 시행하는 이시험성적의 최저기준을 그정도로 정한다는것은 대학생인구룰 엄선하는 기준으로서는 심히 부적당하다는것을 말하지 않을수 없다. 또반대로 이제도가 무조건 대학에 진학하려는 기풍을 꺾기위한, 이를테면 대학진학율저하정책의 표현이라한다면, 예술·체능계를 제외한 대학생정원의1백50%라는 「커틀라인」 또한 심히 모호한 기준임을 부인할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특히 주의를 환기하여야 할것은 이번 고시의 결과에서도 나타나 있는 바와같이 「커틀라인」 이 고작40점점도의 일반학력고사에서조차 단1명의 합격자도 내지못한 고교가 전국 7백여고교중 1백교를넘는다는사실이다. 이것은 응시자의 95%이상을 합격시킨 세칭 일류교(약25개교)를 제외하고서, 전국의 거의 모든 고등학교의 교육실태가 정히 고교교육의부재를 여실히 반증하는 것이다. 당국은 환난을 무릅쓰고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평준화대책읕 서두르지않으면 안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이번 고시에서 낙방한 자에게 간곡한 격려를 보내고싶다.모든 고시가 그렇듯 이것이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깨닫고 더욱 분발하여 면학에 정진할것을 촉구코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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