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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하게, 안락하게, 강하게, 더 강하게 … 4색 질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33호 22면

1 리스본 인근 해안을 달리는 BMW 뉴4시리즈 쿠페 435i.
2 435i쿠페의 내부. 3 차량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제어기 i드라이브.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에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던 20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외곽의 에스토릴 서킷(Circuito Estoril). 길고 짧은 직선 주행로와 복잡한 13개의 커브가 섞여 있어 자동차의 다양한 성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유럽의 대표적인 자동차 경주용 레이스 트랙이다.

BMW 뉴 4시리즈 쿠페 직접 타보니 …

이날 이곳에서는 독일 자동차 업체 BMW 초청으로 한국·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기자 50여 명이 참여하는 뉴 4시리즈 쿠페(2도어 차량) 시승 행사가 열렸다.

주행은 총 4.2㎞ 길이의 트랙을 7바퀴 돌도록 짜였다. 페이스 카(선도 차량)를 따라 트랙을 두 바퀴 돈 후 네 바퀴는 운전자 마음껏 몰 수 있고, 마지막 한 바퀴는 뜨거워진 자동차를 식히기 위해 천천히 주행하는 방식이다.

기자에게 배정된 차는 직렬 6기통 엔진이 장착된 435i 스포츠. 서킷에 들어서자 쿠웅~ 소리를 내며 트랙을 질주하는 자동차의 굉음이 귀를 때렸다. 긴장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전형적인 스포츠 쿠페 실루엣 갖춰
출발을 알리는 붉은 깃발이 올라간 후 가속 페달을 밟자 쿠페가 서서히 미끄러져 나가기 시작한다. 피트 레인(pit·자동차 경주 도중에 잠시 멈춰서 연료를 다시 넣고 타이어를 교체할 수 있는 공간)을 빠져나가자 넓은 직선 주로가 나타난다. 차를 트랙 바깥쪽으로 붙이며 엑셀을 힘껏 밟자 부웅 소리와 함께 계기판의 속도는 순식간에 시속 100㎞를 넘어선다. 제원상의 제로백(시속 0→100㎞ 도달 시간)은 5.1초. 곧바로 나타나는 곡선 주로에서 속도를 줄여가며 핸들을 꺾자 쿠페는 흔들림 없이 코너를 타고 돈다. 몇 번의 길고 짧은 직선·곡선 주로를 반복한 후 나타나는 긴 직선 주로에서 액셀을 끝까지 밟아보니 쿠웅 소리와 함께 계기판의 바늘이 훌쩍 200㎞를 넘어선다. 최고 속도는 250㎞. 달리고 싶다는 욕망에 액셀을 힘껏 밟으면 쿠페는 마음 먹은 속도로 반응했고, 코너링은 안정적이었다.

에스토릴 자동차 경주장을 달리는 435i.

올 초 북미국제오토쇼(NAIAS 2013)에서 처음 공개된 뉴 4시리즈 쿠페는 BMW의 새로운 쿠페 시대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4란 숫자는 앞선 3시리즈와 다른 독립적인 디자인과 기술적 차별화를 강조한다. 더블 키드니 그릴, 원형 트윈 헤드라이트, 커다란 공기 흡입구 같은 BMW 특유의 디자인으로 채워진 전면부는 3시리즈와 한 핏줄임을 나타내지만 디자인은 보다 역동적이다. 3시리즈에 비해 휠 베이스(축거: 앞·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는 더 길어졌고 트랙(윤거·좌우 두 개의 타이어 중심선 사이의 거리)은 넓어졌으며 전고(자동차 높이)는 낮아졌다.

전장(4638㎜)과 전폭(자동차 너비·1825㎜)은 3시리즈보다 각각26㎜, 43㎜ 길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이 더욱 낮아지면서 4시리즈는 BMW 라인업 가운데 가장 낮은 무게중심을 가진 모델이 됐다. 짧은 오버행(차체 전면부에서 앞바퀴 차축 중심까지의 거리), 긴 후드와 어우러져 전형적인 스포츠 쿠페의 실루엣을 갖췄다.

435i 쿠페에는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 428i 쿠페엔 4기통 가솔린 엔진, 420d 모델에는 4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최대 출력은 엔진에 따라 184마력에서 306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모든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옵션으로 제공된다. 일부 모델은 BMW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x드라이브(Drive)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내부 디자인은 활동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고급스러웠다. 손을 뒤쪽으로 멀리 뻗을 필요가 없도록 자동으로 안전벨트를 좌석 앞쪽으로 밀어내는 ‘벨트 피더’도 있다. 차량의 내·외장 디자인은 스포츠·모던·럭셔리 등 3종의 패키지를 통해 개인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뉴 4시리즈 쿠페의 운전자는 도로 상황이나 개인 기호에 따라 주행모드를 ▶에코 프로(eco pro) ▶컴포트(comfort) ▶스포츠(sport) ▶스포츠 플러스(sport +) 네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에코 모드, 연료 효율 최적화
에스토릴 서킷 주행에 앞서 가진 19일 일반 도로 시승에서 뉴 4시리즈 쿠페의 특성을 자세히 살펴봤다. 435i 쿠페를 몰고 리스본 공항에서 대서양 연안의 항구도시 카스카이스에 있는 오니리아 리조트까지 170여㎞를 달렸다. 공항에서 빠져 나오자 멀리 산 위로 커다란 풍력 발전기들이 곳곳에 보였다. 주행 코스는 인적이 드문 시골길과 주황색 기와 지붕이 아름다운 주택가, 푸른 바다를 낀 해안도로, 자동차 전용도로를 포함해 다양한 구간으로 이뤄졌다. 절벽 아래 바다에서, 푸른 숲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상쾌했다.

처음엔 컴포트 모드로 출발했다. “BMW는 딱딱하다”는 통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승차감은 안락했다. 운전을 하며 주행모드를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에코 프로로 바꿔가며 몰았다. 각 모드는 미리 정해진 기준에 따라 파워트레인(엔진과 동력전달장치)과 서스펜션을 운전 특성에 맞춰 바꾼다. 예를 들어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로틀(실린더에 들어가는 공기와 연료의 혼합 가스량을 조절하는 밸브) 응답이 더욱 빨라지고, 방향 전환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에코 프로 모드는 연료 효율을 최적화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에선 스티어링 휠(핸들)이 꺾는 대로 반응했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속 150~200㎞로 달릴 때엔 자동차가 도로에 착 달라붙는 느낌을 줬다.

앞 유리창에는 주행 속도, 진행 방향 같은 운전 정보가 펼쳐졌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밝기는 유리창에 투영되는 빛의 강도와 주변 광도에 따라 조절된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후방(리어 뷰) 카메라는 물론 주변 모습을 내려다보는 버즈 뷰(birds view)를 통해 옆 모습(side view), 주변 전체(surround view)까지도 살필 수 있다. 앞·뒤차와 너무 가까워지면 경고음이 울리고, 차선이탈 경보시스템도 갖췄다. 만일 충돌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자동으로 비상 브레이크가 작동된다. 전체적으로 주행에 필요한 스위치와 기기는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돼 있다. BMW코리아는 올 10월 우선 428i와 420d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출시 두 모델의 가격은 미정이나 5000만~6000만원대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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