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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위안부 소녀상 미국 건립에 거센 반발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제막되는 ‘위안부 소녀상’ 건립을 놓고 일본 정부와 정치인 등이 연일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기념비 설립은 일본의 생각과 맞지 않는 것”이라며 “현지 미국 측 관계자에게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입장은 일관된다. (이 문제를) 정치·외교 문제화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겸 오사카 시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 각국의 군대가 여성을 이용했었다는 점을 경고하기 위한 설치라면 찬성하겠지만 일본군만을 문제 삼으면 중대한 오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안부를 정당화할 생각은 없지만 미군과 영국군도 전장에서 여성을 이용했다”며 “한국의 주장이 세계에서 멋대로 통하고 있으니 일본도 (이런 입장을) 주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로스앤젤레스(LA) 일본 총영사관은 지난 21일 LA타임스에 “일본 정부는 위안부에게 사죄했으며 기금(아시아여성평화기금)을 통해 위로금과 의료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는 글을 기고해 간접적으로 위안부상 건립에 반대했다.

한편 LA 인근 소도시인 글렌데일 중앙도서관 앞에는 미국 내 한국계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해외 첫 위안부상이 건립돼 30일 제막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이번에 세워지는 위안부상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립된 것과 같은 모양이다.

한편 또 다른 소도시 부에나파크에서도 위안부상 건립이 추진돼 왔으나 최근 일본계 주민들의 반발로 주춤해진 상태다.

실제로 지난 9일 부에나파크에서의 위안부상 건립과 관련한 현지 공청회에 인근 일본계 미국인들이 대거 참가해 “정치색이 강한 것을 공공장소에 건립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강력 반발했다.

또 LA 주재 일본 총영사도 항의 서한을 부에나파크 시의회 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3일 부에나파크 시의회에서 위안부상 건립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가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9월로 미뤄졌다.

당초 시의회 의원들 사이에선 위안부상 건립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많았으나 일본계의 반발이 거세자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하는 게 좋겠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정호 국제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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