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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그런 사람이 인간이야?" 김진태 "국정조사장이 동물농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어제 오후 9시50분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야 너 인간이야? 사람으로 취급 안 해’라는 막말을 했다. 우리 당 김재원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하자 거기에 대고 박 의원은 ‘점잖은 척하지 말고 그만해. 양의 탈을 쓰고 아주 못된 놈이야, 저거’라고 했다. 국정조사장이 동물농장인가.”

 26일 새누리당 국정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위원인 김진태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한 말이다. 25일 국조특위에서 다신 안 볼 것처럼 감정싸움을 벌였던 여야 의원들은 26일에도 날카롭게 대립했다. 김 의원은 전날 국조특위에서의 박 의원 발언을 소개하며 “공식사과를 촉구한다. 이행되지 않으면 형사고소나 징계 요구 등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기자들에게 속기록을 돌렸다. 속기록에 따르면 그는 전날 “아니, 오죽하면 자기가 데리고 있던 검사를 공개석상에 나와서…. 그런 사람이 인간이야, 인간? 나는 사람 취급 안 한 지 오래됐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김진태 의원이 최근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진재선 검사의 과거 학생운동 경력을 비판한 걸 언급한 발언이다.

박 의원은 김 의원이 부장검사 시절 진 검사를 초임검사로 데리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검사들 사이에 부장검사와 초임검사는 사제지간이나 다름없다. 선량한 미풍양속에도 반하는 이런 패륜적 행동으로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라고 받아쳤다.

 막말공방의 와중에 이날 예정됐던 국조특위 국정원 기관보고는 무산됐다. 당초 공개회의를 주장했던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이에 반대하며 회의에 불참하자 단독으로 특위를 소집했다. 그러나 남재준 국정원장은 야당 단독으로 소집한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은 국정원장 탄핵 카드를 들고 나왔다. 민주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남재준 원장의 무단 불출석은 국회 모욕죄 등에 해당되는 만큼 탄핵소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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