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영업이익률 8년 새 32% → 9%로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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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포스코의 2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끼었다. 25일 포스코가 내놓은 2분기 실적은 세계 철강 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포스코는 이날 2분기에 국내외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5조6030억원, 영업이익 90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4000억원이나 뒷걸음친 것이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영업이익 ‘1조원 클럽’ 복귀가 어려워져 상징적인 실적 회복의 신호도 보내지 못했다.

 그러나 애초 증권가에서 전망했던 7000억원대의 영업이익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 본사 기준 실적의 경우는 매출액 7조7400억원, 영업이익 7030억원으로 역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조5000억여원과 3500억여원 줄었다.

 포스코 경영 성과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이런 실적 하락 추세가 2008년 경제위기 때부터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결기준으로 2005년 27.2%에 달하던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하락해 올 2분기에는 5.7%에 그쳤다. 본사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32%에서 9%로 곤두박질쳤다. 포스코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이날 “내년 투자액을 올해보다 1조~2조원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부진은 구조적인 성격이 강하다. 경기침체로 국내외 철강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데다 특히 중국 제철소들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철강재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코도 에너지 분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와 영업이 필요한 부문이어서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어려운 실정이다.

 장기적인 포석에 따라 추진 중인 해외 제철소 건설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인도 동북부 오리사주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마저 8년째 지지부진하다. 포스코는 대안 성격으로 서부 카르나타카주에 제 2의 일관제철소 후보지를 정했지만 최근 이곳에서마저 철수하기로 했다.

 이렇게 안팎의 악재가 겹치자 일각에서는 “그룹 경영 전략을 불황타개형으로 과감하게 개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분기 이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중국 철강 제품 가격이 6주 연속 상승하면서 철강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격 상승은 원가가 올랐기 때문”이라며 “재고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야 업황이 개선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김재열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철강 가격이 3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경기회복 신호와 조선을 비롯한 수요산업 회복세를 고려하면 4분기 이후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철강 이외에 무역과 E&C, 에너지와 같은 비철강 부문에서 35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점에서 사업 다각화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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