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깁슨-샤말란의 '싸인' 1위 탈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뜨거웠던 여름시즌이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서, 멜 깁슨 주연,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스릴러물 '싸인'이 8월 23일부터 25일까지의 이번 주말동안 1,429만불의 흥행수입을 벌어들여, 3주만에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는 괴력을 발휘하였다. 1위 자리를 내어준 후 3주만에 다시 1위를 차지하기는 올 여름 시즌 영화들중 처음이다. '싸인'이 개봉후 24일동안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7,311만불에 달해 샤말란 감독의 입지는 앞으로 더욱 탄탄해 질 전망이다.

빈 디젤 주연의 하드록 첩보 액션물 'XXX'는 1,326만불의 수입을 올려 간발의 차이로 1위 자리를 놓쳤지만, 개봉후 17일동안 1억 626만불의 수입을 기록하며 흥행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블록버스터의 개봉 없이 그만그만한 영화들 세 편만이 새로이 박스 오피스에 등장하였는데, 모두 형편없는 개봉성적을 나타내었다. 이중 매튜 페리와 엘리자베스 헐리 주연의 로맨틱 코메디 '서빙 사라(Serving Sara)'가 576만불의 수입으로 6위에 머물렀고, 감옥 복싱 드라마 '언디스퓨티드(Undisputed)'가 455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개봉하였으며, 알 파치노 주연의 코믹 드라마 '시몬(S1M0NE)'은 381만불의 수입을 기록해 9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번 주말 3위는 759만불을 벌어들인 가족용 모험물 '스파이 키드 2: 잃어버린 꿈들의 섬(Spy Kids 2: The Island of Lost Dreams)'이 차지하였으며, 개봉 19주째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박스오피스 순위를 점차 높이고 있는 코메디물 '마이 빅 팻 그리크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과 파도타기에 모든 것을 건 여성들을 그린 '블루 크러쉬(Blue Crush)'가 각각 726만불과 654만불의 수입을 올려 4위와 5위에 랭크되었다.

이번 주말 개봉작들중 그나마 가장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서빙 사라(Serving Sara)'는 특급 인기의 TV 시트콤 '프렌즈(Friends)'의 스타, 매튜 페리와 '일곱가지 유혹'의 엘리자베스 헐 리가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메디물이다.

조 타일러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지저분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법정 소환장을 전달하는 일. 각가지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 누구나 받기 싫어하는 소환장을 전달하는 그의 하루는 고되기만 하다. 그의 다음 상대는 사라 무어(엘리자베스 헐리)로, 그녀의 이기적인 부자 남편 고든(브루스 켐벨)으로부터 발송된 소환장을 전달하는 일을 맡는다. 자신을 빈털터리로 만들 수 있는 소환장을 받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던 사라는 이내 복수를 결심하고, 조에게 기존의 소환장을 찢어 버리고 자신의 새로운 소환장을 남편에게 발송해 줄 경우 100만불을 지불할 것을 약속한다. 이제 이들의 한바탕 소동이 시작되는데...
연출은 '부메랑', '레이디즈 맨(The Ladies Man)'의 레지날드 허들린이 담당했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혹평일색이었다. LA 타임즈의 마놀라 다지스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재미없으며, 캐릭터들의 매력도 부족한 영화."라고 일축했고, USA 투데이의 클라우디아 퓨즈는 "지난 여름은 정말 밋밋한 코메디들과 용두사미격의 로맨스물들로 넘쳐났었다. '서빙 사라'는 이 두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혹평을 가했으며, 보스톤 글로브의 타이 버는 "나는 이 영화에 대해 '기다렸다가 비디오로 보세요.'라고 평하고 싶지만 실제 영화는 그 정도 수준도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는 'TBS에 방영될 때까지 기다리세요. 중간에 광고로 쉴 수 있게.'의 수준!"이라며 조소를 금치 못했다.

이번 주말 8위로 개봉한 '언디스퓨티드(Undisputed)'는 '롱 라이더스', '48시간' 등 수많은 액션 걸작들을 배출했던 월터 힐 감독이 연출을 맡은 교도소/복싱 액션물이다. B급 액션물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이 영화에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빙 레임즈와 '블레이드' 시리즈의 웨슬리 스나입스가 각각 바깥 세상과 감옥안 세계의 복싱 챔피온 역을 맡아 한판 승부를 벌인다.

강간혐의로 구속된 세계 헤비급 통합 챔피언 죠지 '아이스 맨' 윌리암스(빙 레임즈)는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지만 이내 6-8년형이 선고되고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악명 높은 교도소 '스윗워터'에 수감된다. (이쯤되면, 윌리암스의 모델이 마이크 타이슨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이 곳 내부에서도 챔피언은 있었으니, 감옥내 조직 보스 엠마뉴엘 '멘디' 립스타인('콜롬보'로 알려진 피터 포크)의 비호를 받고 있는 몬로 후첸(웨슬리 스나입스)이라는 교도소 챔피언이 버티고 있다. 10년전, 캘리포니아에서 떠오르는 복싱 스타로 주목받던 후첸은 하루밤의 실수로 인해 종신형을 선고받고 '스윗워터'에 수감되어 있는 중으로, 현재까지 감옥들끼리의 복싱시합에서 무려 67승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죄수들은 바깥 세상의 통합 챔피언과 교도소 챔피언간의 맞대결을 기대하지만 돌발 사태가 일어날 것을 우려한 교도소장은 후첸을 독방에 감금한다. 윌리암스는 교도소 챔피언 후첸의 이야기를 듣자 자신만이 최고의 복서라며, 후첸과의 대결을 자청하는데...

평론가들은 이번 주 개봉작들중 '언디스퓨티드'에 가장 좋은 반응을 나타내었다.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이 영화는 마치 1940년대 워너 브러더즈 사의 B급 영화와 같다. 이는 나에게 있어 찬사의 표현이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LA 타임즈의 케빈 토마스는 "강건한 동시에 격렬한 복싱/감옥 영화인 월터 힐 감독의 '언디스퓨티드'는 노련한 할리우드가 아직 겉치레와 특수효과 없이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영화상을 보여준다."고 평했으며,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별로 놀라울 것이 없는 멜로 드라마가 빙 레임즈와 웨슬리 스나입스의 빈틈없는 연기로 인해 부상한다!"고 주인공들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는 등,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우호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번 주말 9위로 개봉한 '시몬(S1M0NE)'은 '트루먼 쇼'의 각본을 써서 명성을 알렸고, '가타카'로 감독으로 데뷔했던 앤드류 니콜 감독이 연출을 맡고 연기파 스타 알 파치노가 주연한 코믹 드라마이다. 영화제목인 시몬은 컴퓨터가 창조한 사이버 여배우 '시뮬레이션 원(simulation one)'의 약어지만, 이 영화의 각종 광고물에 등장한 진짜 발음은 사이버 캐릭터의 특징을 반영한 '에스(S)-원(1)-엠(M)-제로(0)-니(NE)'로서 한층 복잡하다. 이 완벽한 외모의 사이버 여배우 역은 캐나다 출신으로 '엘르' 지 등의 표지모델로 활약했던 레이첼 로버츠가 맡았는데, 이번이 그녀의 데뷔작이다.

헐리웃의 영화감독 빅터 타란스키(알 파치노)는 자신이 연출한 영화들이 흥행면에서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더군다나 자신의 최신작에 출연중이던 콧대높은 톱스타 위노나 라이더의 불만으로 영화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영화인생이 벼랑 끝에 섰음을 느낀다. 그때, 타란스키 감독의 광적인 팬인 컴퓨터 엔지니어 더글라스가 죽기 전에 타란스키에게 사이버 여배우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를 선물한다. 타란스키 감독은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작된 완벽한 외모의 사이버 여배우 시몬을 자신의 영화에 출연시키고, 영화의 빅히트와 함께 시몬은 하루아침에 신비로움에 쌓인 스타로 부상한다. 타란스키 감독은 연이어 시몬 주연의 영화를 제작해 연속히트를 거두지만 정작 본인은 세상을 속였다는 죄책감과 시몬의 인기에 가린 자신의 영화세계 때문에 괴로워하게 된다. 결국 타란스키는 새로운 결심을 내리는데...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도 '서빙 사라'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혹평으로 일관되었다.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가끔 웃음을 선사할 때도 있지만, 결코 큰 재미를 선사하지는 못한다."고 평했고,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무모한 익살극과 김빠진 풍자극 사이에서 비틀되는 영화."라고 일격을 가했으며,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불쾌하도록 경박스럽고, 냉정하리만치 깊이가 없는 영화."라고 고개를 저었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마이크 마이어스의 원맨쇼 코메디물 '오스틴 파워: 골드멤버(Austin Powers in Goldmember)'가 554만불의 수입으로 7위에 랭크되었고, '스페이스 카우보이' 이후 2년만에 돌아온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 주연한 범죄 스릴러물 '블러드 워크(Blood Work)'가 284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장재일 명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