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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만한 공연] 클래식 피서의 종결자, 대관령 국제음악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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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대관령 국제음악제 개막 연주를 맡은 핀란드 실내악단 생 미셸 스트링스. [사진 대관령 국제음악제 사무국]

음악과 함께 여름 휴가를 보내려는 이에게 대관령은 파라다이스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뮤직텐트와 콘서트홀을 중심으로 열흘 남짓 펼쳐지는 클래식의 향연이 풍요로운 정신적 풍경을 일궈준다. 2004년 시작해 올해로 10회를 맞은 ‘대관령 국제음악제’는 이제 세계의 음악도들이 찾아오고 싶어 하는 클래식의 전당으로 발돋움했다. 3년 전부터 예술감독을 맡은 첼리스트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자매의 국제적 인맥이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25일부터 8월 4일까지 열리는 올 음악축제의 주제는 ‘노던 라이츠(Northern Lights) 오로라의 노래’다.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핀란드·아이슬란드 작곡가들의 대표곡을 바로 그 북유럽 출신 연주자와 국내외 연주자가 어우러져 들려준다. 뾰족뾰족 솟은 침엽수림 위로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하며 번져가는 오로라의 물결처럼 북유럽 음악은 자연과의 친밀함과 광활한 우주를 향한 내면의 고양으로 독특한 향취를 내뿜는다.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트 그리그(1843~1907)는 ‘북유럽의 쇼팽’이라 불리는 서정시인의 풍모를 보인다. 서늘하면서도 다감한 향토성이 진하지만 대담한 조 바꿈은 다채로운 무늬를 담고 있다. 25일 오후 7시30분 개막 연주에서 ‘생 미셸 스트링스’가 선보일 그리그의 ‘홀베르그 모음곡, 그리고 26일 오후 7시30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연주할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이 기대를 모은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잔 시벨리우스(1865~1957)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엄격함으로 고전주의의 수호자가 된 인물이다. 8월 3일 오후 7시30분 ‘생 미셸 스트링스’가 그의 로망스, 전원모음곡, 즉흥곡 등을 연주한다. 음악의 여운을 안고 풀 냄새 짙은 산속 길을 걸어 숙소로 돌아가는 밤, 마음속엔 오로라가 뜨지 않을까. 프로그램과 예약 문의는 02-725-3394(www. gmmfs.com).

 주머니 가볍고 휴가 낼 겨를 없는 클래식 애호가에겐 메가박스가 마련한 ‘2013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라이브 중계’가 있다. 29일 오후 8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개막 콘서트를 시작으로 8월 토·일요일 오후 시간에 전국 10개 지점에서 올 잘츠부르크 음악축제의 주요 공연 5개를 실시간 상영한다. 오페라에는 한글자막이 붙어 감상에 도움을 준다. 상세한 정보와 예매는 메가박스 홈페이지(www.megabox.co.kr).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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