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SRI 서울 회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SRI(스탠퍼드 국제경제인 연합회) 서울회의가 29일부터 4일간 「워커힐」에서 열린다. 자유세계의 균형된 경제발전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립된 이 기관은 그 수단으로서 민간경제인들의 긴밀한 제휴를 통해 지식과 경험·기술정보의 교환, 그리고 민간 경제 협력 등을 촉진시키고 있다. 이러한 SRI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SRI는 그동안 세계 각국과 민간경제협의체를 구성해 오고 있는 것이며, 우리나라도 SRI한국위원회를 결성하고 이번 제1차 회의를 열게 된 것이다.
미국경제인 80여명과 국내경제인 1백여 명이 참석하는 SRI 서울회의는 미국의 무상원조가 종료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여 한미간의 경제협조증진을 기할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이 회의에 기대하는 바 크다 할 것이다.
SR1서울회의는 한·미 통상확대, 한국의 외자도입환경, 한·미 합작투자의 증진방안, 한·미 기술협력방안 및 한·미 기술학교설립 등을 주요 의제로 하여 상호의견을 교환하게 될 것이며, 그 성과 여하에 따라서는 한·미 경제협조체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조차 있는 것이다.
종래의 한·미 관계는 주로 무상원조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간 협력이었으며, 때문에 일방 통행적인 것이었다 하면 앞으로의 한·미 경제관계는 정부간 거래에서 민간거래로 그 성격을 변모시켜 갈 것이 분명하며, 때문에 한·미 경제 관계는 정치적 척도에서 경제적 척도로 그 기준이 바뀌어 가는 것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순경제적 척도에서 상호경제협조체제가 움직여야 한다면 국내 경제인의 사고는 당연히 그에 부합되는 것으로 전환돼야 할 것임을 특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기회에 국내 경제인들도 소매자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운영과 효율을 기업과 생명으로 하는 경영관을 철저히 흡수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봉쇄적이고 특혜적인 온상 속에서 기업을 지탱하려는 육성을 벗어나야 할 것이다.
또 그동안 한·일 경제협력에만 의존하던 육성도 탈피하여, 시야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솔직이 말하여 한·일 국교 정상화 후의 경제동향은 지나치게 대일 의존적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이며, 이는 기업인들의 편향성에 기인되는 바 크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경제의 상업적 속성이나, 에고에 말려들어 국내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없지 않음을 볼 때, 우리의 대일 의존성을 탈피할 필요성은 높다 할 것이며 SRI서울회의를 계기로 국내경제인들은 보다 시야를 넓히고 무대를 다원화하여야 할 줄로 안다.
SRI서울회의를 계기로 현안중인 한·미 통상확대, 민간경제협조체제의 강화를 위해 유익한 성과가 있기를 바라며, 아울러 국내경제인들의 사고와 자세에도 일대변환이 있기를 기대하여 마지않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