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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전옥 과수원서 숨진「무대40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눈물의여왕』으로 한때 연극·영화·가요계를 휩쓴 전옥여사(58·본명전덕례)가 22일하오 지병인 만성신장염과 고혈압으로 숨졌다.
전여사는 이날 아침 경기도양주군 별내면 덕송리에 있는 과수원에 갔다가 갑자기 졸도, 청량리 성「바오로」병원으로 옮겼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채 세상을 떠났다.
전여사는 1912년4월2일 함남함흥태생. 영생고여재학시절부터 학우들에게「명배우」란 별명을 들을 정도로 연극에 열중했다.
그는 뒷머리를딴 15세소녀의 몸으로 당시 우리영화계의 귀재 나운규씨를 찾아가 즉석에서 명연기를 보여줘 나씨의 인정을 받고 연극『잘있거라』에「데뷔」했다.
여기서 깜찍한 연기를 보여준 전여사는 이어 이필우감독의 영화『사랑을 찾아서』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역을 맡아 관객을 울리기 시작했다. 이땐 스승인 나운규와 공연했다.
당시는 우리영화가 무성영화시대에서「토키」시대로 접어들때라 영화에대한 일반의 관심도 매우컸다.
처음「조선키네마」에 적을 두었던 그는 1940년초「백조」가극단에입단, 천부의 연기와 목소리로『목포의 눈물』『항구의일야』『눈내리는밤』등에 계속출연,「눈물의여왕」이란「타이틀」을 얻었다.
이때의 가극단은 전국방방곡곡을 찾는 순회공연을 갖기 때문에 인기의 폭도 그만큼 넓었다. 특히 연극『항구의 일야』는 무대에서 유례없는「히트」를 타자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이어「레코드」판도 나왔다. 물론 전여사의 연기와 노래로 된 것이다.
6·25이후 악극단이 자취를 감추자 전여사의 인기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전여사의 무대출연은 점점 뜸해지고 그나마 단역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는 3년전부터 고헐압으로 병석에 눕는일이 잦았다. 같은연극배우인 딸 강효실씨가 간호를 했으나 병세는 일진일퇴,『생전에 다시한번 무대를 밟고싶다』는 소원도 이루지 못한채 이날 자기가 가꾸어온 과수원에 갔다가 졸도한 것이다.
그의 출연작품은 연극·영화를 합해 모두1백50여편. 장례는 연예협회장으로 26일상오10시 예총관장에서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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