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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갖춰진 서울강연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정희대통령은 12일낮 서울운동장에서열린 「월드·컵」쟁탈축구예선전에 나와 시축으로 3만여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대통령내외뿐아니라 모인 관중의 열렬한 응원에도 불구하고 2대2로비기고말자, 박대통령은 섭섭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우리 선수들의 실력이 좋은데 관중들의 응원이 너무열렬했던 탓으로 오히려 얼어 버린것같다』고 한국선수들을 위로하면서 문관식체육회장에게 『앞으로는 얼지않는 방법을 훈련시키라』고 한마디.
○…공화당 서울시당은 오는15일의 서울유세 사회를 영화배우 신영균씨에게 맡겨 청중동원을 뒷받침하고, 정일권총리를 연사로 내세워 정부시책과관련된 중대발언을 하도록 계획을 짰었으나 연사로 나서야할 사람이 많아 사회는 박준규의원이 맡고, 연사로는 이효상·곽상한·정일권·김종필씨등 중진급만 내세우기로했다.
장소는 신민당이 전날사용하는 효창구장을 그대로 쓰기로 했는데, 박준규서울시당위원장은 『꼭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신민당과 겨루겠다』면서 『서울의 국민투표결과도 일반이 예상하는것보다는 훨썬 많은 찬표를 얻을것』이라고 장담.
○…신민당은 14일의 서울강연회를 개헌반대「붐」의 절정으로 끌어얼린다는 계획으로 지난11일부터 서울시내 각지역구에서 소강연회를 얼어 「워밍·업」을 꾀하고 있는데 그풍경도 갖가지.
11일 영등포의 구로동강연에서는 연설장소가없어 시장 입구에 영업용「트럭」을 세워놓고 그위에 이동식연단을 마련하는가하면 12일 청량리역전에서는 길가는 사람들을 청중으로 삼아 허가없는 강연회를 강행.
효창강연회에는 그동안 신병으로 유세에 못나섰던 유진오총재도 나와 만세3창을 선창한다고.
○…인삼재배에 종사하는사람이 표를 좌우할 금산에서 공화신민 양당은같은 시간에 7백m거리를두고 강연회를열어 인삼값논쟁을 벌였다.
다른 지역의 유세때문에 이날 처음으로 금산에 내려온 길재호공화당당무위은은 『국민투표에서개헌안이 부결되면 정치적 혼란을 가져오고 수출에도 영향을 미쳐 인삼값이 떨어질것』이라면서 인삼값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일 잘하는 박대통령을 신임해야한다고 했으며, 박준규의원은 『지난해 여름 대통령특사로 중동과 「아프리카」지역을 순회했을 때 길총장이준 금산인삼을 「쿠웨이트」주에게 선사해 「코리아·넘버원」이란말을 들었다』면서 엄지손가작을 높이 쳐들었는데 같은 시간에 박병배의원은 신민유세상에서 『개헌이돼서 더 시끄러워지면 인삼값은 뚝떨어질것』이라고 반박. 연사들은 상대방연설내용을 서로 귀뜀받으면서 강연을 진행했는데공화당의 이정석의원은 신민당의 박병배의원이 『9·14개헌표결때 어둠속을 달려나오다 연탄더미에 빠진 장본인이 바로 이정석이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건 거짓말입니다.』- 【금산=심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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