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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해진 「인력수출」그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 3∼4년 동안 우리의 기술자들이 해외에 취업하는 이른바 「인력수출」이 눈에 띄게 활기를 띠었었다. 63년 서독에 광부들이 대거 진출한데 이어 66년 월남에 1만여명이 나간 것을 「피크」로 지난 8월말 현재 총 3만7천여명이 해외의 일자리를 찾아 나갔다. 이들이 63년 이후 벌어들인 외화는 8억「달러」선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로 접어들면서 우리 기술의 해외 진출이 다소 고개를 숙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고량 증대와 외화획득 등의 경제성을 지닌 「인력수출」의 현황과 문젯점을 간추려 본다.

<63년부터 본격화>
우리 기술의 해외진출은 63년에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65년까지 2천2백51명의 광부가 서독에 나감으로써 그 당시 해외취업 인원의 80란 비중을 차지했었다.
그후 65년부터는 월남에 1만97명의 각종 기술자들이 진출, 인력수출은 서독으로부터 월남으로 무대를 바꾸었다. 현재까지의 인력해외 진출 현황은 지역별로 보아, 월남이 64.2%, 서독이 12.9%로 절대적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선원이 15.3%로 다음을 차지하고있고 우리나라와 장 인접한 일본을 포함한 동남아 각국이 3.9%, 미주(「캐나다」포함)가 3.4%, 구주 0.1%의 순위로 돼있다.
이런 지역별 분포현황은 월남전 등 국제정세의 여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해외로 나가는 우리 기술의 직종과 그 「질」에도 연류되어 있다는 견해를 말하는 관계 전문가들도 있다.
즉 기술의 종류가 전자기기 취급 같은 고도 기술이 아니라 대부분이 이른바 「기능직」 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해외 취업자들의 직종을 볼 때 선원이 가장 많아 제l위이고 그 다음이 정비공, 광부, 자동차 운전사, 전기공의 순위이고 육체적 노동을 주로 하는 단순 노동자도 1천6백여명으로 다음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전문직인 의사도 지난 7월말 현재 1천3백58명으로 가장 많고 건축기사도 4백20여명에 이르고있다. 그리나 해외에 나간 50여종의 직종 중 기술의 내용으로 분류되는 「전문」 대 「기능」의 비율은 약 19대 정도다.
이런 해외진출의 기술 내용에 대해 관계 전문가들은 『공업화를 촉진하려는 우리 현실에선 기능공 못지 않게 고도의 선진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전문직의 해외 진출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내용 재검토를>
근년에 와서 기술진출이 다소 주춤해 지는 경향도 외국에서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직종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인력수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월남에 3년 전의 1만명에 비해 금년 월까지 1천7백여명 만이 나간 것은 우리 기술의 내용과 진출방향을 재검토케 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계 당국은 최근 우리 기술수준의 미약 등을 포함한 해외인력 진출의 문젯점들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해외 개발 공사는 ①해외 노동시장 개척에 대한 활동과 체제의 미비 ②해외 진출인력의 자원부족, 외국어 및 기술내용의 빈약 ③기술자 파견의 번잡 및 파견기구의 다원화 ④해외 진출자에 대한 재정적 보조의 필요성 ⑤해외 진출인력의 사후관리 소홀 등을 문젯점으로 들고 있다.

<훈련기구 설치돼야>
이 가운데서 제도상의 미비점이 시급한 해결과제로 되고 있는 것 같다. 즉 해외노동시장에 대한 정보를 분석·종합하여 대책을 세우는 체제가 미비하여 특히 해외 관계공사와 무역진흥공사 사이에 노동시장의 정보수집을 위한 위탁약정이 돼 있으나 구체적 시정이 없고 협조가 안돼 실효를 못 거두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해외 파견 기술자에 대한 종합 훈련 기구도 시급히 세워져야 자질 향상 등을 기해 해외에 나가 국위를 손상시키는 일이 적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해외에의 기술 진출이 벽에 부딪치지 않게 하기 위한 새로운 타개책이 요청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인 것 같다. <윤기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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