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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장난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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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장난감의 역사는 바로 인류의 역사이다. 그것은 어느 시대에나 인간의 열망과 꿈과 헌지를 표현하고 있다.
심리학자는 장난감을 인간의 모방성과 교육성으로 분석한다. 장난감의 최초 모습은 「볼」이었다.
그것은「자기보호본능」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새끼 고양이가 물어뜯는 공은 미내의 생쥐를 의식한 것이다.
인류 문화사상 청연에게 최초로 주어지는 물건 중의 하나도 총이다. 이른바 문명인의 완구인 「드럼스틱」(북치는 작대기), 「골프·글러브」, 당구채, 지휘봉 등은 원시인의 지팡이에서 변형된 것이다. 장난감 병정이나 장난감 무기는 중세의 「유럽」에서 유행한 것이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 남아 있다. 그들은 투쟁체 대한 본능적 훈연의 표현인 것이다.
장난감이 인형이나 동물형으로 바뀐 것은 인간의 눈이 자기에게로 향한 것을 의미한다. 잠자는 공주,어린이의 등에 업힌 아기인형, 춤추는 새, 곡예사와 같은 곰은 모두 「휴머니즘」을 구가한 것이다. 이들의 세계는 「파라다이스」의 그것이며, 여기엔 유혈도, 통성도, 전쟁도 없다. 코끼리며, 곰이며, 호랑이는 모두 인문의 이웃인 것이다. 그러나 장난감의「르네상스』는 그리 길지 않았다.
폭발하는 장난감이 등장한 것이다. 현대의 병기 연구가들은 「로키트」의 시조는 중국아이들의 폭죽이라고 말한다. 「로키트」뿐 아니라, 모든 폭발물의 아버지는 바로 그것에 기원한다는 것이다.
오늘의 주사위가 「로마」어린이들의 장난감에서 유래한 것도 흥미 있다. 「멕시코」아이들은 사뭇 해골 모양을 한 백설탕사탕을 즐겨먹는다. 이것은 「멕시코」의 한 종교의식에서 유래했다. 「사자의 날」에 그들은 해골 모형을 들고 다닌다.
장난감만큼 인간사회의 정직한 표현도 없는 것 참다. 그 역사가 그렇다.
한국의 어린이들은 오늘 불딱총을 가지고 논다. 「파이버」를 쓰고, 계급장을 달고, 권총을 차고 그들은 뛰어다닌다. 느닷없이 폭음이 터지고, 그들은 선전포고를 한다. 막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정말 사상자(?)까지 생겼다. 불딱총이 지나쳐 부산의 어린이는 숨이 졌다. 화상을 입은 아이들도 있었다.
우리는 고소를 금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적나라한 단면을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른바 「패닉·무드」의 효과는 이처럼 못하지 않게 파급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평화시대엔 장난감도 유순해지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실로 어른의 아버지이다. 오늘의 장난감은 우리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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