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가따라 대출이자 바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주가지수가 변하면 대출 이자율도 달라지는 상품이 나왔다. 지수 변동에 따라 예금 이자율이 달라지는 상품은 많이 있지만 지수 연동 대출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는 은행들이 구조적으로 같은 상품을 내놓으면서 이자율만 다르게 해서 경쟁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은행 상품에 지수 옵션 등을 결합한 복합 금융상품이 잇따라 등장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주가지수 연동대출'을 개발해 1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2천억원 한도로 판매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대출을 받는 고객은 대출 이자 외에 대출금의 2%를 추가로 내고 주가지수 옵션을 사게 된다. 이후 옵션 수익률이 2%를 넘으면 고객이 이익을 보고 2%를 밑돌면 손해를 본다. 옵션 매입을 제외한 다른 조건은 일반 대출상품과 같다.

이 상품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량 2백개 종목의 주가지수인 KOSPI200을 기준으로 하며 다음달 3일과 1년 뒤의 지수를 비교해 상승률을 계산한다.

지수가 50% 이상 오르면 옵션 수익률이 8%에 달해 대출 금리(연 6% 내외)와 옵션 매입 비용을 감안할 때 거의 무이자로 돈을 쓰는 셈이 된다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이 아주 우수한 고객이 최저 금리(연 5.5%)로 대출을 받고 지수가 50% 이상 오른다면 이자를 받아가며 돈을 쓰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수 상승률이 12.5%일 때는 옵션에서 2%의 수익이 나기 때문에 옵션 매입 비용을 빼면 고객은 이익도 손해도 보지 않는다. 즉 고객이 이익을 보려면 지수 상승률이 12.5%를 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지수 상승률이 12.5% 미만이면 옵션에서 2% 미만의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고객은 손해를 보게 된다. 지수가 하락할 경우 고객은 옵션 매입 비용을 고스란히 날리게 되지만 추가 손해는 없다.

은행 관계자는 "상품 구조상 고객이 얻을 수 있는 최대 이익은 6%지만 최대 손실은 2%로 제한된다"며 "앞으로 주가가 오를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면 지수연동형 대출을 선택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말 시판된 이후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지수 연동 정기예금의 판매 잔액은 조만간 은행권 전체로 1조5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