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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시장서 분양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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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어! 시장이 죽지는 않았네?'

오피스텔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졌지만 초기 계약률이 1백%에 육박하는 오피스텔도 있다. 상품을 차별화하고 지역별 틈새시장을 공략해 공급과잉 우려 속에도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명지건설은 지난달 21일부터 분양을 시작한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한강 빌드웰 오피스텔 1백52실을 2주 만에 모두 팔았다고 13일 밝혔다. 분양을 맡은 캠코투자개발 이재형 부장은 "지하철 2,6호선 환승역세권(합정역)인 데다, 3층부터 한강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며 "주로 여유 자금으로 임대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계약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자락에 짓는 한국토지신탁의 파르코(3백96실)는 전용면적당 분양가가 평당 9백80만원 선으로 주변 아파트와 비슷하지만 지하철 역세권이고, 수락산 등산로 입구에 있어 장년층의 등산객들에게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지난 7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정식계약을 받은 지 일주일 만에 계약률이 94%에 이르렀다. 분양대행회사인 한토씨앤씨 김홍기 팀장은 "노원구 지역 주민들과 50~70대 계약자가 많다는 것은 지리적 여건을 잘 아는 사람들이 구입했다는 얘기"라며 "투자자와 실거주자가 반반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서울 중구 만리동에서 분양한 디오빌 주상복합건물 가운데 오피스텔(1백70실)의 경우 분양에 들어간 지난달 22일 이후 보름여 만에 90% 이상 계약됐다. 대우건설 박상철 과장은 "서울역 민자역사 개발과 회현동 고가 철거.손기정 공원 조망권 등의 호재가 작용했다"며 "인근에 주택.오피스텔 분양이 적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절반 이상 가져갔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동양파라곤(3백96실)은 지난해 12월 대선 영향으로 한 달여간의 초기 계약률은 75%에 그쳤으나 한강 조망권을 앞세워 최근 분양률이 9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가 계속된다면 예금 등에서 이탈한 자금이 결국 부동산의 틈새 상품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개발 호재가 있거나▶한강.산 조망권을 확보한 곳▶기존에 공급물량이 적었던 곳 등은 충분히 팔릴 수 있다는 것이다.

㈜SPD 이원열 사장은 "최근 오피스텔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면 지역 주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지역 밀착형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예년처럼 부동산이 활황세를 띠지 않는 한 오피스텔은 입지와 상품 특징 등에 따라 차별화하는 양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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