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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에게 희망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일요일인 지난 14일하오부터 영·호남일대에 퍼붓기 시작한 집중호우는 순식간에 다수의 인명을 사상케 하고 막대한재산손실을 입혀 개헌파동으로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한 민심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6일상오현재까지 밝혀진 참상만 보더라도 2백84명이죽고 1백23명이 실종된것을 비롯하여 2백여명의 부상자및 10만여명의 이재민이 졸지에 하늘을 원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한다.
하룻동안에 최고 5백64㎜나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이번 수재는 10년전인 지난1959년9윌17일 태풍 「사라」호가 이땅에 남긴기록 (사망과실종8백49명)이래 최고의 인명피해를 남긴것 말고도, 그전체 피해상황에있어 아마도최근 60년대의 가장 심대한 참화일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현재 전국적으로 마비상태에 있는 통신·교통수단이 복구되어 그 정확한 실태가 판명되면 이 피해상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졸지에 혈육을 잃거나 다친자들이나 가실전답을 유실당하여 망연자실하고 있을 많은 이재민들에게 우리는 당국의 촌각을 지체치않는 긴급구호활동의 손길이 펼쳐질것을 촉구하면서 이 어려운때릍 당하고 있는 동포의 구휼에 전국민의 성원이 있기를 갈구하여 마지않는다.
이미 희생을당한 사망자를제외하고, 모든 이재민들은 지금 이순간 무엇보다도 희망을 잃지말고, 굳건한 의지로 자기가 당한 재해릍 전화위복할줄아는 슬기가 필요하다고 우리는 역설하고싶다. 인정이 메마르고, 세태가 날로 각박해가고 있다는 차탄성이 없는것은 아니지만,과거 이번과같은 재해를 당했을 때마다 우리국민이 보여준 무거운 동포애는 자랑할만한 것이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콜레라」등 악병의 만연으로 그렇지 앉아도 흉흉했던 지방민심을 상기할때, 우리는 지금 무엇보다도 시급한것이 이와같은 동포애의 발로로써 그들의 가슴속에 훈훈한 희망의 입김이 스며들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믿고 있다.
한편 우리는 16일 정오 현재까지 정부당국이 취한 구휼대책의 미흡에 대해서 일대반성을 촉구하지 않을수 없다. 10여만의 이재민이 공포에 떨면서 2회야를지낸 이시간까지 정부는 겨우 1t의 「콜로르칼크」등 긴급소독,구휼약품을 보낸것과 침수된 정부양곡의 구휼양곡전용조치를 취했을 따름이라는 보도는 국민을 크게 분격케하는 일이라 아니할수없다.
우리는 정부당국의 이와갈은 「슬로·모션」이 최근의 정국때문에 빚어진 일종의 허탈상태의 소치가 아니기를 바라는 바이지만, 한편에서 악병이 유행하고있는 판국에 겹친 이처참한 천재를 당하여 아직껏 신속기민하고, 충분하고, 효과적인 대책을 못세우고있는듯한 태만에대해서 엄중한 경고를 발하지 않을수 없음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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